국산 시청률 조사 시스템이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된다.

시청률을 조사하는 국내 중소기업 TNMS(대표 민경숙)는 8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멕시코 기업 HR Ratings와 시청률 조사 시스템 수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 조사회사로서는 첫 해외 수출이다. 시청률 조사는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지식정보산업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이번 계약으로 TNMS는 멕시코에서 실시간 시청률 조사를 먼저 하게 되지만 앞으로 VOD(주문형비디오)와 모바일 시청 등으로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TNMS는 이스라엘의 모바일음성인식기술을 실시간 방송과 VOD 시청률 조사 분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켜 시청률 조사 시스템을 국산화했다.

HR Ratings 측은 “여러 나라의 시청률 조사시스템과 비교 해보니 TNMS 시스템이 변화하는 시청자들의 시청 형태를 가장 능동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계약 배경을 밝혔다.

민경숙 TNMS 대표는 “이번 계약으로 외국 대형 시청률 조사 회사들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그동안 중소기업을 진흥시키려는 정부 정책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내 소프트웨어진흥법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시청점유율 조사 등의 용역 수행기관으로 TNMS를 선정해 자립 기반을 갖추게 했다는 설명이다.

시청률조사는 일반 여론조사나 시장조사와는 달리 방송 채널과 프로그램, 광고 시청 등을 인식하는 기기를 대상 가구들의 TV 수상기에 직접 연결해 조사하기 때문에 전산 시스템 및 관련 소프트웨어를 운영해야 하는 지식정보산업이다. 국민들의 개인 시청정보를 바탕으로 사회 가치관 변화를 알 수 있고, 정부의 언론정책 수립, 방송사의 경쟁력 평가, 광고산업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주요 국가에서는 자국기업 독점 형태로 운영한다. 미국의 닐슨, 일본 비디오리서치, 영국 칸타르미디어, 독일 GFK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닐슨과 칸타르미디어, GFK 등은 자국 시장을 발판으로 해외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