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색 폰세카와 비즈니스' 독일 은행 적어도 28개

사상 최대 조세회피 폭로 자료 '파나마 페이퍼스'에 수천 명의 독일인도 포함돼 있다고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SZ)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Z는 이날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입수한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의 내부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전하면서 이 로펌과 거래한 전 세계 500개 이상의 은행에는 적어도 28개의 독일 은행이 포함돼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 독일 은행은 모색 폰세카의 도움을 받아 고객들을 위한 1천 200개의 페이퍼컴퍼니 설립에 간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은행은 도이체방크, 코메르츠방크, 히포페어아인스방크, 바이에리세란데스방크 등 독일의 주요 은행이 망라돼 있다고 볼프강 크라흐 SZ 편집인은 설명했다.

SZ는 특히 도이체방크의 경우 2007년까지 400개가 넘는 페이퍼컴퍼니 설립에 간여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소개했다.

SZ가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조세회피 의혹을 폭로한 국제탐사보도협회(ICIJ)에 따르면 모색 폰세카는 1997년부터 2015년 말까지 전 세계 500개 이상의 은행과 비즈니스 하면서 고객들을 위한 1만5천600개의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도왔다.

도이체방크는 이번 폭로와 관련해 법에 따른 행위라고 방어하며 개별 고객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했고, 코메르츠방크는 고객들의 룩셈부르크 조세회피 의혹 사건에 자사가 연루된 것과 관련해 이미 검찰 조사를 받아 벌금 처분을 받았다고 밝히는 등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마르틴 예거 독일 재무부 대변인은 그러나 이번 폭로가 관련 규제와 금융범죄 차단의 기폭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ICIJ는 전 세계 100개 이상의 언론사와 400명이 넘는 기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SZ와 공유한 모색 폰세카의 방대한 유출 자료를 1년간 분석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전 세계 주요 정치인과 스포츠스타 등 저명인사들의 재산 은닉과 조세회피 의혹을 폭로했다.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