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기 둔화 등 대외 여건 불투명…유가가 주요 변수

부진을 겪던 우리나라 수출이 3월 반짝 회복세를 보이면서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수출액은 430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8.2%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연속 두 자릿수로 감소하다가 4개월 만에 감소폭이 한 자릿수로 회복됐고 두 달 연속으로 감소율을 줄여나간 것은 작년 중반 이후 처음이다.

일평균 수출액도 두 달 연속으로 전달보다 증가했다.

선박과 유가 영향 품목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의 경우 1월 13억1천만달러, 2월 14억6천만달러에 이어 3월에는 14억8천만달러까지 올랐다.

주력 품목 가운데 하나인 철강이 14.7%로 9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무선통신기기의 증가율도 19.9%로 높았다.

이달 수치만 놓고 보면 작년부터 큰 폭으로 내리던 수출이 반등의 계기를 찾은 듯하다.

불과 두 달 전인 지난 1월에는 6년 5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인 -18.9%를 기록할 정도로 분위기가 암울했다.

하지만 이 같은 회복세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다.

기저효과(비교 대상 시점의 상황이 현재와 차이가 커서 결과가 왜곡되는 현상)와 대외 여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1일 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우리나라 수출이 3월에 비교적 선방했다고 볼 수 있지만 대외 여건에 근본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 않다"며 "우리 수출이 조금씩 회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할 수는 있겠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로 진입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월 수출액 감소율인 -8.2%는 객관적인 지표로만 따지면 좋지 않은 수치다.

다만 지난 1월(-18.9%), 2월(-12.2%)보다는 좋아졌기 때문에 상당히 회복됐다는 '착시' 현상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또 비교 시점인 작년 3월은 이미 우리 수출이 하락세로 접어든 뒤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당시 수출 감소율은 -4.6%였는데 이번 3월에는 그보다 더 나빠진 셈이다.

수출액만 놓고 보면 작년 3월에는 468억달러로 올해 3월보다 38억달러 더 많다.

2014년 3월 수출액은 그보다 더 많은 491억달러였다.

1분기 수출액의 경우 1천160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1% 내려앉았다.

월간 기준 최장기간 수출 감소 기록도 15개월로 늘어났다.

세계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고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수출 회복을 가로막는 주 요인이다.

특히 유가가 변수다.

유가의 영향을 받는 품목이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 가량이나 되기 때문이다.

올 초 배럴당 22달러대까지 떨어졌던 두바이유 기준 유가는 현재 35달러 선까지 회복했다.

3월 유가 인상분은 4월 석유화학 제품 등의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계 경기둔화 지속,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 유가 하락 요인과 산유국 원유 생산 동결 가능성 등 유가 상승 요인이 팽팽하게 맞물리고 있기 때문에 유가 전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승일 실장은 "작년 3월과 비교하면 유가가 여전히 35% 이상 낮은 수준"이라며 "유가 상승 여부가 수출 회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세종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