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철강·조선·건설·상사 등 부문 직원수 대폭 감소
정유·유화·자동차 등은 늘어나 대비

재계팀 = 지난해 국내 주력산업 대표기업들의 일자리 늘리기가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부진으로 인한 구조조정 등이 겹친 전자와 철강, 조선, 건설, 상사 등은 오히려 직원 수가 줄면서 고용 창출에 대한 기여도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난 해소가 사회 문제화되면서 대기업들이 일제히 고용 확대를 소리 높여 외치고 있지만 정작 고용의 총합 면에서는 별다른 개선이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임직원 수(사내이사 4명 제외)는 9만5천652명으로 전년(9만6천510명) 대비 800여명 이상 감소했다.

삼성전자 임직원 수는 2013년 말 9만3천928명에서 2014년 말 9만6천510명으로 2천500명 이상 늘어났으나 지난해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스마트폰 사업이 좀처럼 예전의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는 데다 버팀목이 됐던 반도체 사업 역시 지난해 말부터 제품 가격 급락 등의 영향으로 부진하면서 일부 직원 감축 등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함께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가는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수 역시 2만756명으로 전년(2만1천551명) 대비 800명 가량 줄었다.

2년 전(2만2천139명)과 비교하면 1천400명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대형 조선 3사의 경우에도 인력 감축 바람을 피해가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의 직원 수는 2013년 말 기준 2만7천246명에 달했으나 2014년 말 2만6천710명에 이어 지난해 말 2만5천236명으로 떨어졌다.

삼성중공업 직원은 지난해 말 기준 1만3천974명이었다.

2013년 말(1만3천546명)이나 2014년 말(1만3천788명)에 비해 적었다.

대우조선해양 직원 수는 2013년 말 1만3천298명에서 2014년 말 1만3천192명으로 준데 이어 지난해 말 기준 1만3천199명에 그쳐 제자리 걸음을 했다.

건설업종 역시 최근 3년 간 직원 수가 대체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현대건설의 직원 수는 2013년 말 7천468명에서 2014년 말 7천226명으로 200여명 가량 줄었고 지난해에 다시 7천131명으로 감소했다.

대우건설은 2013년 말 기준 6천382명이던 직원수가 2014년 말 5천543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말에는 5천597명으로 전년보다 다소 늘었지만 2013년 수준은 넘지 못했다.

GS건설의 직원수는 2013년 말 6천789명에서 2014년 말 6천583명, 지난해 말 6천454명으로 소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연내 구조조정 폭풍이 예고된 철강업종은 이미 자체적으로 조직 슬림화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주자인 포스코의 직원 수는 2013년 말 1만7천832명, 2014년 말 1만7천877명, 2015년 말 1만7천45명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경영정상화 차원에서 포스코가 강도높게 추진한 구조조정 작업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지난해 국내외 계열사 34개를 정리했다.

철강업은 오는 8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의 적용을 받을 경우 인력 감축 규모는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의 직격탄을 맞은 상사업체들도 대체로 직원수를 줄이고 있다.

포스코대우의 지난해 말 기준 직원 수는 1천64명으로 2013년 말(1천233명)이나 2014년 말(1천239명)에 비해 줄었다.

SK네트웍스는 2013년 말 3천661명에서 2014년 말 3천301명으로 감소한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3천174명까지 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수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 자동차, 항공업계 등에서는 고용 규모가 확대돼 우리 경제의 일자리 고민 해소에 다소나마 도움을 줬다.

LG화학의 직원수는 2013년 말 1만2천617명에서 2014년 말 1만3천623명, 지난해 말 1만4천280명으로 2년 새 1천700명 가량 늘었다.

롯데케미칼 역시 지난해 말 기준 직원수는 2천741명으로 전년(2천669명)이나 2013년 말(2천406명) 대비 증가했다.

지난해 기록적인 저유가 상황에서도 LG화학은 역대 두번째로 많은 1조8천236억원, 롯데케미칼은 사상 최대인 1조6천1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LG화학은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와 수처리필터 사업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고용 역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에쓰오일은 2013년 말 기준 2천749명이었던 직원이 지난해 말에는 2천865명까지 불어났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국내외 판매 800만대 수준을 유지하면서 지난 3년 간 직원 수가 늘었다.

현대차의 직원 수는 2013년 말 5만9천801명에서 2014년 말 6만827명으로 6만명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6만2천936명에 달했다.

기아차 직원은 2013년 말 3만3천255명, 2014년 말 3만3천724명, 지난해 말 3만3천725명으로 매년 약간 증가했다.

항공업종 역시 전반적으로 일자리 규모를 확대했다.

대한항공의 직원 수는 2013년 말 기준 1만8천347명에서 2014년 말 1만8천224명으로 소폭 줄었다가 지난해 말 1만8천481명으로 회복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수는 2013년 말 9천946명에서 지난해 말 9천125명으로 줄었으나 이는 해외직원 수를 제외한데 따른 것으로 이를 포함하면 1만430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연합뉴스)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