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과 '최저가 전쟁' 3주 만에 재개한 정용진
이마트가 30일 쿠팡을 비롯한 소셜커머스 업체를 상대로 3주 만에 ‘최저가 전쟁’을 재개했다. ‘초반에 비해 칼날이 무뎌졌다’거나 ‘소비자 관심을 끌 만한 품목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일자 한꺼번에 3개 상품 가격을 내렸다. 이마트가 “당분간 할인 상품을 계속 내놓겠다”고 밝히면서 온·오프라인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쿠팡 잡기에 나선 이마트

이마트가 처음 가격 전쟁을 선포한 것은 지난달 18일이었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매주 목요일마다 새로운 최저가 상품을 내놓았다. 하지만 소셜커머스 업체가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리면서 최저가 전쟁은 혼전 양상을 띠었다. 이마트는 한 달간 4개 품목 가격을 연달아 내린 뒤 새로운 할인 상품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17일부터 ‘휴전 모드’에 들어간 이유다. 대형마트와 소셜커머스 업체 간 물건 가격이 비슷해지면서 최저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식어갔다.

이마트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물량 공세로 전환했다. 참치와 스팸, 샴푸·린스 등 3개를 동시에 최저가 품목으로 정했다. 이마트는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기 위해 다음주 이후로 계획했던 참치캔과 스팸통조림 할인을 당겨 시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가 3주 만에 가격 공세에 나선 품목은 생활필수품이다. 구체적으로는 동원 마일드 참치(150g×3개, 3370원)와 CJ스팸클래식(340g×3개, 1만4890원), 애경 케라시스퍼퓸 샴푸·린스(각 600mL, 3220원)다. 모두 온라인 최저가보다 싼 가격으로 내놨다.

이 세 품목은 최근 온라인 시장 판매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참치캔 매출은 1년 전보다 13.4%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이마트 자체 온라인 쇼핑몰인 이마트몰에선 13.6% 늘었다.
쿠팡과 '최저가 전쟁' 3주 만에 재개한 정용진
◆이마트의 ‘회춘 프로젝트’

이마트가 최저가 경쟁을 이어가는 이유는 젊은 소비자를 되찾아오기 위해서다. 이마트의 ‘회춘 프로젝트’는 올 들어 본격 시작됐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사진)은 지난해 말 “왜 이마트 매장에 젊은 고객들이 없느냐”고 임직원을 다그쳤다. 쿠팡을 비롯한 소셜커머스로 20~30대 소비자가 빠져나가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마트가 늙어간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얘기였다.

상대적으로 쿠팡은 여유로웠다. 김범석 쿠팡 사장은 올초 “판매 과정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시장점유율을 더 높이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이때부터 쿠팡 등에 빠져 있는 젊은 층을 잡기 위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첫 번째 작품이 ‘최저가 전쟁’. 가격에 민감한 젊은 층을 이마트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소셜커머스보다 싼 가격으로 물건을 내놓고 있다.

‘회춘 프로젝트’ 2탄은 레저형 쇼핑몰 조성이다. 마트를 단순한 쇼핑 장소가 아니라 놀이터나 문화공간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오는 9월 경기 하남에 문을 열 예정인 국내 최대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퍼스트 하남’이 대표작이다.

장영진 이마트 마케팅담당 상무는 “이마트 본연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핵심 생필품 가격을 내리고 소비자가 마트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다양한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이수빈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