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의 보장이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재산권이 잘 보호될수록 소득 불평등은 크게 완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와 고선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제자유지수와 지니계수와의 관계 실증분석’ 연구 결과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경제적 자유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송 교수는 각국의 소득 분배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와 경제적 자유 정도를 보여주는 경제자유지수(EFW) 간 상관관계를 분석해 경제적 자유가 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했다. 경제자유지수는 세계 88개 자유주의단체가 참여하는 경제자유네트워크(EFN)에서 1970년 개발한 지표다.

송 교수는 “경제자유지수와 지니계수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며 “경제적 자유가 소득 불평등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세부지표별로 보면 재산권 보호지수가 높을수록 지니계수가 하락해 소득 불평등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 교수는 “재산권 보호가 부유층 소득을 증가시키는 효과보다 서민층의 근로유인을 견인하는 효과가 훨씬 더 크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송 교수는 이어 “자유경쟁시장의 규칙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집행하는 것이 조세 정책 등으로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보다 소득 불평등을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부유세 도입 등 경제적 자유를 제약하는 처방을 제시한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의 주장과 상반된 것이다. 송 교수는 “경제적 자유가 보장될수록 소득 불평등이 높아진다는 가설은 기각된 셈”이라며 “소득 불평등 완화를 위한 정부 개입이 과연 타당한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