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성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럴싸한 상상에 기반해 성취를 폄하하려는 자들이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인도의 최근 경제성장률이 저유가 효과로 인한 ‘뻥튀기’에 불과하다는 해외 이코노미스트들의 주장을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모디 총리는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인도 뉴델리에서 연 행사에 연사로 나서 “인도의 경제적 성공은 신중하고 건전한 정책과 효율적인 집행을 통해 어렵게 성취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인도 성장률 뻥튀기 아니다" 직접 반박 나선 모디 총리
◆인도 경제, 나홀로 고성장

세계 경제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 경제가 나홀로 고성장한 것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2015년 4월~2016년 3월 회계연도 기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7.6%에 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12월 기준 성장률은 7.5%로 집계됐다. 중국(6.9%)보다 높았다. 인도 성장률이 중국을 추월한 것은 1999년 이후 16년 만이다. 세계 경제가 둔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홀로 빛났다. 2014년 취임한 모디 총리의 경제정책 ‘모디노믹스’ 덕분이라고 인도 정부는 홍보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경제성장률이 과대 포장됐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지난해 국제 유가가 급락한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저유가 덕에 인도 물가가 별로 오르지 않은 데다 기업의 수익률이 오르고, 경상수지와 재정상태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인도 경제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진영은 공식 GDP 수치가 아니라 인도의 수출 감소세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도 산업통상부가 매달 발표하는 수출액은 15개월 연속 쪼그라들었다. 작년 11월엔 전년 동월 대비 -24%를 기록했다. 지난 2월에도 5.66% 줄었다. 인도 산업생산지수(IIP)도 작년 11월 이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인도의 주식·채권·통화는 모두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라지브 말리크 CLSA증권 선임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탄력을 받지 못하는데 연 7~8% 성장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며 “공식 GDP 수치와 (산업) 현장의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프란줄 반다리 HSBC 인도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안정되면 인도 경제의 빠른 성장세는 사라질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일각에선 인도 정부가 의도적으로 성장률을 부풀렸다고 의심하기도 한다.

◆“현장과 괴리된 성장률”

모디 총리는 이 같은 주장이 지나치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는 구자라트 주지사로 일하며 기업을 대거 유치한 실적을 바탕으로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머쥐고 취임한 인물이다. ‘메이크 인 인디아’ 슬로건을 걸고 해외를 돌며 각국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실적도 상당하다. 지난해 인도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추세 속에서 이룬 성취다. 그 결과 2014년 3월 470억달러 수준이던 인도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350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인도 정부는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18%(2014년)에서 2022년까지 2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는 이날 행사에서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의혹은 쉽사리 잦아들지 않을 기세다. 타이무르 백 도이치뱅크 아시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도의 산업생산은 한 자릿수밖에 늘지 않았고 수출은 두 자릿수로 감소했으며 설비 가동률도 낮은데 어떻게 GDP가 연 7% 이상 증가할 수 있는지 솔직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