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도쿄해상일동화재보험이 일본에서 처음으로 자율주행 시험차량을 위한 손해보험상품을 내놓는다. 제한적으로 허용된 도로주행시험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수리비 등을 보상하는 보험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이 보험사가 앞으로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를 겨냥한 새로운 보험상품 개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일본 민간도 자율주행차시대를 촉진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자율주행차시대 '착착'…보험상품 곧 출시
◆일본 정부는 규제 속속 완화

일본 정부는 자율주행차시대 준비에 적극적이다. 정부 주도로 산·관·학이 연계한 기술 개발,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올 재팬(All Japan)’ 체제로 대응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작년 2월 관련 부처와 민간이 공동 참여한 ‘자율주행사업화 검토회’를 출범한 뒤 다섯 차례 회의를 거쳐 지난 23일 ‘자율주행차시대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2018년 고속도로 자율주행을 실현하고, 2020년 인구 과소지역 등에 제한적으로 완전 자율주행을 허용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정부는 또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가 일반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이다. 자율주행 운전자의 책임과 의무 범위 등을 정해 오는 5월까지 도로교통법 등 관련법 개정 일정과 범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도쿄 북쪽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엔 15만㎡ 규모의 자율주행차 전용 시험주행장을 연내 짓기로 했다. 영화세트장처럼 도로, 건물 등을 설치하는 주행장이다. 시험주행장에서 나온 결과를 토대로 자율주행차의 규격 표준화 등 규정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경쟁 속 협력 병행하는 업계

닛산자동차는 올해 고속도로 단일차선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내놓는다. 도요타와 혼다는 2020년 차선 변경과 추월이 가능한 고속도로 자율주행차를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이런 독자적인 개발 전략과 경쟁 속에서도 도요타 닛산 혼다 등 6개 자동차업체를 비롯한 자동차 관련 12개사는 3차원 지도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8개 분야를 공동연구하기로 했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정보기술(IT) 부품이 핵심인 만큼 전자업체들은 관련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개발 계획을 내놓으면서 완성차업계에 발맞추고 있다. 지난달 파나소닉은 야간 주행 시 신호와 보행자, 장애물을 즉시 파악할 수 있는 차세대 고성능 이미지센서를 개발해 2020년께 상용화하기로 했다. 소니는 5월부터 자동차용 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CMOS) 이미지 센서 양산에 돌입한다. 덴소와 파나소닉은 자율주행 지원을 위해 사이드미러 등 거울이 필요 없는 미러리스 시스템을 각각 개발했다.

일본 IT 업체도 독자적인 자율주행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최대 게임업체 디엔에이(DeNA)와 벤처기업 ZMP가 공동 설립한 ‘로봇택시’는 2월29일부터 이달 11일까지 국가전략특구인 가나가와현의 후지사와시 도로에서 자율주행 택시 실증실험을 했다. 주민 51명이 모니터요원으로 참여해 각자의 집에서 로봇택시를 타고 평균 28㎞를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