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천연엽산보다 저렴한 합성엽산이 임신부에게 더 도움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흡수율이 높아 미국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도 합성엽산을 추천한다는 것이다.

한정열 제일병원 한국마더리스크전문상담센터 센터장은 28일 “임신초기 혈중 내 엽산을 적정량 유지하는 것이 선천성 기형아 출산을 막는데 중요하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흡수율이 높은 합성엽산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엽산은 임신부가 꼭 복용해야 할 영양제다. 상당수의 임신부가 화학적 첨가물인 합성엽산제보다 비용이 10배 가까이 비싼 천연엽산제를 선호한다. 하지만 천연엽산제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게 한 센터장의 주장이다. 음식으로부터 취할 수 있는 천연엽산의 흡수율이 합성엽산의 60% 수준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국내 임신부의 10~20%는 엽산흡수를 방해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며 “이들은 고농도 엽산 섭취가 더욱 필요해 흡수율이 높은 합성엽산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천연엽산이 합성엽산보다 효과가 좋다는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엽산이 부족하면 신생아의 신경관결손증 발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반드시 엽산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이라면 3개월 전 엽산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임신 기간, 출산 후, 모유수유 중에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모유수유를 하지 않으면 출산 후 1개월까지 복용하는 것이 좋다. 특별한 위험이 없는 임신부나 예비임신부는 400~1000마이크로그램을 복용하면 된다. 과거 선천성기형아를 낳았거나 당뇨병이 있거나 항경련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하루 5mg를 복용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