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경기전망지수 98.7…대외변수 악화가 요인

우리 수출이 심각한 부진에 빠진 가운데 올 2분기(4~6월) 수출 실적도 눈에 띄는 회복세를 나타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국내 645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 2분기 수출산업 경기전망지수(EBSI)가 98.7을 기록해 수출 경기가 전 분기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28일 밝혔다.

0~200 범위로 집계하는 EBSI는 전분기보다 경기를 밝게 보는 의견이 많을수록 200에 가깝고 반대면 0에 가까워진다.

양쪽 견해가 균형을 이룰 경우 100이 된다.

올 2분기 EBSI인 98.7은 지난해 3분기(98.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 1분기(101.4)보다 낮은 데다 전년 같은 기간(112.0)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항목별로는 수출상담과 수출계약은 107.6와 103.0로 전분기보다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수출국 경기(89.6), 수출 단가(90.8), 국제수급(91.5) 등 대외변수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품목별로는 의료·정밀·광학기기(118.9)와 가전제품(111.1) 등 주로 고급소비재 제품들의 수출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무역연구원은 "가전제품은 최근 출시된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수출여건이 개선되고 그 외 국제 유가상승 움직임이 예상된다"며 "중국의 철강설비 감축 발표에 따라 수출단가 상승이 기대되는 석유제품과 철강 제품의 수출경기도 전분기에 비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선박(83.3)과 반도체(80.6)의 수출은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선박의 경우 해양플랜트 인도 연기 및 계약취소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고 반도체는 주력 분야인 메모리의 가격하락이 예상됐다.

올 2분기 수출 애로요인을 묻자 수출대상국의 경기 부진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19.2%로 가장 컸다.

이외에 바이어의 가격인하 요구(14.7%), 원화환율 변동성 확대(14.7%) 등을 꼽았다.

강내영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올해 들어 무역 업계는 해외 수요부진, 유가하락,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분기에는 이런 요인들이 다소 개선될 전망이지만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지속돼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환 기자 ia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