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여행객 감소…30만명 늘어야 허용기준 충족

작년 사업권 따낸 업체
"12년 만에 관광객 줄어…면세점 추가허용 안된다"

신규진입 원하는 기업
"여행객 늘어나는 추세…일시적 요인은 무시해야"

공식통계 8월 중 발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시내면세점 추가 허용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 한 해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도에 비해 얼마나 늘었느냐가 관건이다. 증가폭이 30만명을 넘지 않으면 시내면세점 추가 논의는 벽에 부딪히게 된다. 주장은 엇갈린다. 지난해 면세점 사업권을 새로 따낸 업체와 새로 진입을 원하는 업체들은 서로 다른 숫자를 내세우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줄어든 관광객…시내면세점 추가허용 변수로

◆“메르스로 작년 관광객 감소”

정부는 다음달 중 서울 지역 시내면세점 추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당초 일정보다는 한 달가량 미뤄진 것이다. 가장 큰 쟁점은 면세점 추가 허용 기준을 충족했는지 여부다. ‘보세판매장 운영에 관한 고시’ 7조1항에 따르면 광역자치단체별로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30만명 이상 증가하면 해당 지역에 시내면세점을 늘릴 수 있다. 해당 규정에 외국인 관광객 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동향 연차보고서’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명시돼 있다.

문제는 ‘관광동향 연차보고서’가 아직 발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는 8월에 나온다. ‘지역별’ 관광객 수치는 이 보고서를 통해 처음 공개된다. 한국을 찾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는 이미 발표됐다. 작년에 1323만1651명으로 전년보다 96만9865명(7.3%) 줄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여파로 1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새로 따낸 업체의 관계자는 “작년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전체적으로 줄었기 때문에 서울 지역의 외국인 관광객 수도 감소했을 가능성이 높아 시내면세점을 늘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추세적 증가세를 따져야”

면세점 추가 관련 관광객 수를 추세적으로 따져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해 수치는 메르스라는 일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결과이므로 시내면세점을 늘리는 것이 관광산업 활성화라는 취지에 더 맞다는 의견이다. 관련 규정을 봐도 ‘전년의 실적을 확인하기 곤란한 경우 그 전해의 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2014년 통계를 기준으로 시내면세점 추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2014년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157만명 증가해 면세점 추가 요건을 충족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 지역에 면세점을 세 개 추가할 때도 전년인 2014년 통계가 나오지 않아 직전 연도인 2013년 통계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공청회에서도 논란

지난 16일 면세점 제도 개편 공청회에서도 외국인 관광객 수는 논란거리였다. 이날 개편 방안을 발표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해 서울의 외국인 방문객 수가 전년보다 88만명 증가했다는 추정치를 내놓았다. 지역별 관광객 수는 설문조사를 통해 추산했다. KIEP가 조사한 서울 지역 방문 추정치는 전년 대비 10%포인트 이상 높아진 93.0%였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 서울을 거쳐갔다는 것이다. 최낙균 KIEP 연구위원은 “그동안 서울 방문 비율이 80%대에 머물렀던 것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이 유독 제주를 선호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에는 요우커가 감소하면서 상대적으로 서울에 외국인 관광객이 집중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면세점 제도 개편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고민이다. 공청회에서조차 관련 수치를 놓고 논란이 불거져 정부 부담은 더 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면세점 추가 요건을 모두 넘어섰다고 해서 무조건 시내면세점을 내주는 것은 아니다”며 “외국인 관광객 증감 등 기존의 면세점 추가 허용 기준이 적절한지 검토해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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