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 세계 LED시장 영향력 커져
서울반도체(대표 이정훈·사진)가 일본 엔플라스와 특허 분쟁에서 이겨 세계 LED(발광다이오드)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LED TV뿐 아니라 조명 분야에서도 관련 기술이 쓰이고 있기 때문에 서울반도체는 이번 소송 결과를 기초로 추가 소송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반도체와 엔플라스는 그동안 LED TV의 후면 광원으로 사용되는 백라이트 유닛(BLU) 렌즈 기술을 놓고 다퉜다. 시작은 서울반도체가 했다. 엔플라스가 특허를 침해한 소지가 있다고 판단, 서면으로 ‘경고’했다. 엔플라스가 여기에 대응해 미국 연방법원에 서울반도체 기술에 대한 ‘특허 무효’ 소송을 내면서 법적 분쟁이 시작됐다.

서울반도체, 세계 LED시장 영향력 커져
서울반도체도 가만 있지 않았다. 이 소송과 별도로 엔플라스 렌즈를 사용한 TV 업체들을 압박했다. 북미 가전업체 크레이그 및 커티스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는 2014년 7월 승소 판결을 받았다. 두 회사는 이후 서울반도체에 기술 로열티를 내고 정식으로 특허를 쓰고 있다.

류승열 서울반도체 정보기술(IT) 제품개발담당 상무는 “이번 판결로 특허 침해가 인정된 렌즈와 백라이트 시스템을 사용하는 TV 업체들을 추가로 고소하고 손해 배상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TV보다 시장이 훨씬 큰 조명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반도체는 그동안 무단으로 자사 기술을 도용한 중국 등 해외 조명 업체들을 조사해왔기 때문이다. “조명 시장에서 서울반도체 기술의 독창성을 인정받는다면 1000억원 이상의 배상과 로열티 지급이 이뤄질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는 내다봤다.

서울반도체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약 3년간 세계 LED 1위 기업인 일본 니치아공업과 특허 분쟁을 겪으며 지식재산권을 쌓는 데 공을 들였다. 니치아공업은 2014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청색 LED를 개발한 회사로 LED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두 회사는 30여건의 소송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다툼을 벌인 끝에 상호 특허 기술을 함께 사용하는 ‘크로스 라이선스’에 합의했다. 니치아공업조차 서울반도체 기술을 인정함으로써 세계 LED 업계에서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