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가격 하락에도, 미국 천연가스 생산량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에너지통계업체인 플래츠 벤테크(Platts Bentek)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미국의 하루 평균 천연가스 생산량이 733억 큐빅 피트에 이르렀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전달과 비교하면 2%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수요는 공급을 따라가지 못해 비축량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18일 기준 미국의 천연가스 비축량은 2조5천억 큐빅 피트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년 동안의 이맘때 평균 재고량보다 51%나 많은 것이다.

생산은 늘고 수요는 부진한 탓에 천연가스 가격은 끝없이 하락하고 있다.

현재 천연가스 가격은 작년 5월 대비 40% 떨어졌으며, 올해 들어서만도 23% 하락했다.

미국의 천연가스 재고가 늘어난 것은 업체들의 생산량은 늘어난 반면 따뜻한 겨울 때문에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재고가 많은 상황에서 봄이 시작됨에 따라 천연가스 가격은 더 내려갈 전망이다.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는 여름철까지는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가격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ING그룹의 에너지담당인 리처드 에니스는 가격하락에도 생산을 줄일 수 없는 천연가스 업체의 상황을 "'죄수의 딜레마'에 빠졌다"고 묘사했다.

죄수의 딜레마는 두 죄수가 협력해 범죄 사실을 숨기면 가벼운 형을 받게 되는데도 서로를 불신한 끝에 범죄를 자백해 무거운 형량을 받게 되는 상황을 표현하는 말이다.

에니스는 "천연가스업체들이 손해를 보면서도 계속 생산해야 (생산을 중단할 때보다) 손해를 덜 보는 상황이다.

스스로 생산을 통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