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테인먼트가 카카오를 상대로 ‘특허 전쟁’에 나선다.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이사회 의장이 과거 NHN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향해 칼끝을 겨눈 격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25일 주주총회에서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25일 특허 관리 전문 자회사인 ‘K-이노베이션’을 통해 카카오 제주 본사에 특허 침해 사실을 알리는 경고장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NHN엔터테인먼트 측은 “(카카오의 핵심 수익원인) ‘카카오 게임하기’에 사용되는 ‘친구 API’ 특허를 카카오 측이 무단으로 사용해 왔다”며 “이 같은 사실을 카카오 측에 알리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친구 API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맺은 친구들 중에서 특정 게임을 설치한 친구 리스트를 파악해 게임 성적 랭킹까지 보여주는 기술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2011년 친구 API에 대한 특허를 출원해 지난해 한국과 미국 일본 등에서 최종 등록을 마쳤다.

이 밖에도 NHN엔터테인먼트는 총 771건에 달하는 글로벌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특허 전문 자회사인 K-이노베이션을 설립해 특허권 발굴 및 수익화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카카오는 이 같은 사업의 첫 상대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와 비슷한 게임 중개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는 페이스북이나 라인 등에 대해서도 조만간 미국 일본 등에서 특허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고형석 K-이노베이션 IP사업담당 이사는 “한국의 정보기술(IT) 능력은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특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로열티 수익을 해외 기업에 빼앗기거나 ‘특허 괴물’로 불리는 해외 특허 전문 관리 업체들부터 소송을 당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