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넥센타이어의 2세 경영자들이 주도하는 국내 타이어 제조사 간 스포츠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모터스포츠 대회에 활발하게 참여해온 한국타이어에 넥센타이어가 도전장을 내미는 모양새다. 2세 경영자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경영운영본부 본부장(사장)과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이 모두 모터스포츠 마니아여서 양사 간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국-넥센타이어 2세 '스포츠마케팅 전쟁'
24일 업계에 따르면 넥센타이어는 지난 18일 미국의 세계 최대 드리프트 모터스포츠 대회인 ‘포뮬러 드리프트’와 2년간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포뮬러 드리프트는 모터스포츠계의 ‘피겨 스케이팅’으로 불린다. 차량을 노면에서 미끄러지게 하는 기술과 예술성 등을 겨루는 경기다. 넥센타이어는 이 대회에 참가하는 세 명의 선수를 후원하기로 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 선수들 중 도요타 사이언팀 소속 프레드릭 아스보와 겐 구시 선수가 작년까지 한국타이어의 후원을 받으며 우승, 준우승을 한 선수라는 점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두 선수의 계약기간이 작년으로 만료돼 넥센과 새 후원 계약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후원 선수인 락스터 에너지 소속 태너 파우스트도 이 대회에서 우승컵을 두 번 받은 챔피언 경력을 갖고 있다. 대회 우승권에 있는 선수를 넥센타이어가 모두 후원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후원하는 포뮬러 드리프트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미국 시장의 브랜드 인지도 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타이어는 포뮬러 드리프트 대회에 2006년부터 참가해왔다. 2014~2015년에는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작년까지 후원해오던 선수들과의 계약은 만료됐으며 다른 선수와의 후원 계약을 검토 중”이라며 “올해도 이 대회에 계속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북미 시장 확대를 노리는 넥센타이어가 한국타이어의 주요 활동무대였던 포뮬러 드리프트에 참가하면서 본격적인 스포츠마케팅 경쟁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타이어 경영 2세들이 모터스포츠 마니아인 것도 두 회사가 스포츠마케팅 경쟁을 펴는 이유 중 하나다. 조 사장은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CJ슈퍼레이스가 열릴 때 매번 경기를 참관한다. 강 사장은 국내에서 넥센스피드레이싱대회를 국내 최대 규모의 모터스포츠대회로 키운 주역이다.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이외에도 다양한 스포츠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독일 최대 자동차 경주대회인 독일투어링마스터스(DTM)에 타이어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2012년부터 UEFA 유로파리그 공식 후원사로도 활동 중이다. 넥센타이어는 프로야구단 넥센히어로즈의 메인 스폰서로 나서면서 국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유럽에선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맨시티 등을 후원하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