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첫 3D 낸드 반도체 공장 짓는다…삼성·SK하이닉스 '비상'
중국이 민관합동으로 240억달러(약 27조8000억원)를 투자해 후베이성 우한에 3차원(3D) 낸드플래시 공장을 짓는다. 그간 중국 정부나 업체가 해외 반도체 업체를 인수합병(M&A)한 사례는 있었지만 직접 공장을 짓는 것은 처음이다. 현재 세계에서 3D 낸드를 양산하는 업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이다.

우한시는 오는 28일 3D 낸드 공장 기공식을 한다고 22일 발표했다. 중국 중앙정부 주도 반도체펀드인 ‘국가반도체투자펀드’와 후베이성 중심의 ‘후베이성과학기술투자그룹’ 등 4개 민관합동 펀드가 자금을 투자한다.

생산은 중국 반도체 기업인 XMC가 맡는다. XMC는 2006년 우한에서 설립됐고 소량의 플래시메모리를 생산하다가 2012년께부터 미국 스펜션과 공동으로 3D 낸드 기술을 연구해왔다. 인텔 출신의 중국계 미국인 사이먼 양이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XMC는 이르면 2017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장이 최종 완공되면 웨이퍼(반도체의 원재료인 실리콘기판) 기준으로 월 20만장 규모의 3D 낸드를 생산할 것이라고 XMC 측은 설명했다. 삼성은 중국 시안의 3D 낸드 공장에서 웨이퍼 기준 월 10만장 규모를 생산하고 있다.

반도체는 중국의 1위 수입 품목이다. 중국이 반도체 국산화에 공을 들이고 다양한 해외 기업을 M&A해온 이유다. 칭화유니그룹은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을 인수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지만 미국 정부의 반대로 M&A에 실패했다.

반도체업계 고위관계자는 “칭화유니는 반도체 사업 경험이 부족한, 실체가 불분명한 회사였다”며 “하지만 이번엔 중국 지방정부가 직접 나서 투자를 발표한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3D 낸드는 정보를 저장하는 ‘셀’을 수평이 아니라 수직으로 쌓아올린 제품이다. 평면낸드보다 처리 속도가 훨씬 빠르다. 삼성전자가 2014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양산을 시작했다. 지금은 삼성전자가 ‘3세대’로 불리는 48단 3D 낸드를 양산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이제 소량을 생산하는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D램 가격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3D 낸드는 한국 반도체 업계의 거의 유일한 미래 먹거리”라며 “중국이 이 시장에까지 뛰어들면 한국 업체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남윤선/김현석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