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조선업…절박한 현장 목소리] "거제, 고용위기지역 지정해달라"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경남 거제시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선 ‘수주절벽’ 현상이 계속되면 대량 실업이 불가피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현시한 대우조선 노조위원장은 22일 “오는 6월과 9월 대형 선박 및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중 다수가 끝날 예정이지만 추가되는 일감은 거의 없다”며 “지금 상황이 이어진다면 대규모 실업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개월 뒤에는 지금의 고용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장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일자리가 있을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제 경제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이 이끌어가는 구조”라며 “대량 실업이 발생하면 거제지역 중소상공인도 무너져 거제 지역경제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최근 권민호 거제시장을 찾아 거제시가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거제가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적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외환위기가 뭔지도 몰랐다’던 거제에서 ‘고용위기’라는 표현이 나온 것 자체가 한국 조선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