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나 시니어층 겨냥…유통업계서 편의점 고성장 주목

일본 편의점 업계 3위인 패밀리마트가 사카타종묘, 스미토모화학원예 등 2개 사와 함께 자사브랜드(PB) 제품용 원예용품을 판매, 동종업계 1, 2위인 세븐일레븐과 로손에 도전한다.

21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의하면 패밀리마트는 4월부터 가정에서 간단하게 재배하는 것이 가능한 야채 재배용 키트(화분의 일종) 등을 PB 상품으로 취급하기로 했다.

편의점에서 원예용품을 판매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집에서 식물가꾸기를 즐기는 시니어나 식재료 재배에 관심이 높은 주부를 주공략 층으로 삼아 전체 고객수를 늘리려는 전략이다.

'패밀리가든'이라는 이름의 PB상품으로 판매할 야채화분은 우선 4월 19일부터 '기르는 샐러드 가든 양상추 혼합품'과 '기르는 샐러드 바질' 등 두 종류를 판매한다.

예정가격은 둘 다 498엔(약 5천200원)이다.

바질은 이탈리아어로 바질리코(basilico)이며 인도,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허브의 일종이다.

이탈리아 요리에 자주 사용된다.

야채화분은 컵라면과 비슷한 크기의 용기에 흙과 종자, 퇴비 세트가 들어 있어 다른 야채를 심는 화분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매일 일정 시간 햇빛을 쏘이고, 물을 주면 30~50일 걸려 야채를 재배해 샐러드 등에 활용해 먹을 수 있게 된다.

한 번 수확한 뒤에는 뿌리 부분을 남겨 추가로 비료를 주게 되면 다시 키울 수 있다.

퇴비를 더 주면 상품 1개로 3회에 걸쳐 야채를 재배할 수 있다고 한다.

야채 종자는 현재 사카타종묘가 개발하고, 비료는 스미토모화학원예가 제조하고 있다.

앞으로는 대파나 아오시소(靑紫蘇·일본깻잎), 관상용 생화 등으로 종류를 늘려갈 계획이다.

일본에서 편의점은 젊은층이 주요 고객층이었지만 인구사회학적 변화에 따라 시니어층 고객도 늘고 있다.

패밀리마트에서는 이용 고객층 가운데 50대 이상이 30%대 후반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원예용품의 판매를 통해 원예애호가의 70%를 점하는 50~60대 고객층의 증가로 연결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일본에서는 건강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다.

따라서 야채화분 판매는 어린이 먹거리용으로 내세워주부들도 고객층으로 끌어들이려는 목적도 있다.

사카타종묘 등도 편의점을 통해 종자에 대한 젊은층 수요를 개척해 원예시장 확대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편의점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이후 생활 기반시설로서의 위상을 과시하는 동시에 종전에 슈퍼마켓이 담당하던 야채 등 신선식품의 취급을 강화하며 대변신하고 있다.

특히 건강지향의 '참살이 열풍' 수요도 확보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미 일본 편의점 2위 로손은 이러한 신선식품 판매를 확충하고 있다.

패밀리마트도 염분 등에 대한 제한이 필요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요양식(療養食)'을 취급하는 점포를 늘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 초반 이른바 거품경제 붕괴 후 장기불황으로 유통업계 패권에 대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슈퍼마켓 등 기존 유통업태는 고전하고 있지만, 편의점은 대대적인 혁신과 저출산·고령화에 맞춘 상품 전략으로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4년에는 편의점 전체 매출이 10조엔(약 104조원)을 넘어서며 유통업계의 총아로 떠올랐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