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 내정자 "하반기 새 SUV 내놓고 트위지로 전기차 시장 이끌 것"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작지만 강한 회사를 만들겠다.”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 내정자(64·사진)는 지난 18일 제주 서귀포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박 내정자는 다음달 1일자로 사장으로 취임한다. 2000년 르노삼성이 출범한 뒤 첫 한국인 사장이다. 그는 “르노삼성은 디젤 승용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으로 국내 시장의 흐름을 주도해 왔다”며 “앞으로도 트렌드 리더 역할을 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박 내정자는 ‘제3회 국제 전기자동차 엑스포’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를 찾았다. 그는 “첫 한국인 사장으로 취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지난 5년간 경영난으로 지친 임직원의 기를 살려주는 것”이라며 “직원들이 자신감을 회복해야 용맹한 조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르노삼성 부사장으로 옮긴 뒤 직원들에게 “겁내지 말고 자신 있게 일하라”고 강조해왔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소형 SUV QM3와 이달 초 중형 세단 SM6를 내놓으면서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 내정자는 “지난해 출시한 QM3는 국내 시장에 소형 SUV 바람을 불러왔다”며 “올해는 SM6가 기존 중형 세단과의 차별화에 성공하며 사전계약 1만1000대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오는 9~10월께 중형 SUV QM5의 후속 신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르노삼성의 지난해 생산량은 20만4522대다. 올해 목표는 22만대 이상이다.

박 내정자는 “르노삼성은 현대차의 상대가 될 수 없다”며 “차별화된 디자인과 성격을 가진 차종을 늘리고 서비스의 품격을 높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이 국내 도입을 추진 중인 2인승 전기 소형차 트위지도 새로운 차종이다. 박 내정자는 “이륜차보다 안정성이 뛰어나 배달용, 관광지역 내 통행 등 활용도가 높다”며 “올해 안에 팔 수 있도록 정부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트위지는 전 세계 40개국에서 1만5000대가 팔렸으나 국내에선 도로주행 허가가 나지 않았다.

그는 전기택시 확대 보급도 추진하고 있다. 전기택시는 전국에서 117대가 운행 중이다. 박 내정자는 “전기택시 활성화를 위해 버스 전용차선 운행을 허용해주는 등 정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내정자는 1978년 한진건설에 입사해 유럽 주재원을 지냈다. 2001년 아우디·폭스바겐 공식 딜러인 고진모터스 부사장, 2005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을 지낸 뒤 2013년 르노삼성으로 옮겼다.

제주=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