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전기차엑스포 현대자동차 전시관. 관람객들이 아이오닉 전기차를 살펴보고 있다.
18일부터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전기차엑스포 현대자동차 전시관. 관람객들이 아이오닉 전기차를 살펴보고 있다.
[ 김정훈 기자 ]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외면받고 있다. 정부의 친환경차 지원 정책이 전기자동차(EV)에 집중돼 PHEV 보급 확대에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여름 국내 판매를 시작한 쏘나타 PHEV는 이달 중순까지 150여대 출고에 그쳤다. 기아자동차 쏘울 전기차가 지난해 1000대 이상 일반인에 보급된 것과 비교해 대조적이다.

지난 18일 개막한 제주도 국제전기차엑스포에는 순수 전기차 중심의 행사로 열리고 있다. PHEV가 외부 충전하는 방식이란 점에선 전기차와 동일하지만 별도 PHEV 전시관이 없을 만큼 행사는 전기차에 집중됐다.

김대환 전기차엑스포 조직위원장은 "우리는 애초 환경부와 엑스포를 기획하던 단계부터 순수 전기차만 참여하는 행사로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PHEV는 기름을 채우지 않고서도 짧은 주행거리는 충전해서 탈 수 있고 충전이 급할 땐 휘발유를 채워 달릴 수 있다. 이 때문에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의 장점만 채택한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PHEV 구매시 지급되는 보조금은 500만원으로 2000만원(지자체 보조금 포함)에 달하는 전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게 보급 확대를 가로막는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현대차가 이번 행사에서 전기차로 공개한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실제 가격은 4000만~4300만원 선인데 제주도민 기준 세제 혜택시 2100만~2400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현대차에 이어 올해 2세대 볼트 판매를 계획중인 한국GM은 작년과 달리 신차 출시에 미온적이다. 볼트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500만원으로 확정된 데다 먼저 시장에 나온 쏘나타 PHEV에 대한 일반인의 접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현대차는 아이오닉의 PHEV를, 기아차는 니로 PHEV를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없이는 전기차만큼 수요가 따라줄지 미지수다.

수입차 업계에서도 유럽과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 판매중인 PHEV의 국내 출시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 일반인이 구매해서 탈만한 수입 PHEV는 지난달 아우디코리아가 내놓은 'A3 e-트론'이 유일하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와 달리 PHEV에 대한 보조금이 낮게 책정돼 소비자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앞으로 보급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