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1건, 매각 1건'

지난해 SK네트웍스가 단행한 사업 재편 성적표다.

실적 부진을 털기 위해 야심찬 인수합병(M&A) 추진 계획을 잡았으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국내 기업 특성상 M&A 같은 대규모 딜 성사 과정에는 오너의 의사 결정이 필수이지만 그간 SK네트웍스는 미미한 지분율 등 때문에 오너 경영진이 직접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1대 주주가 지주회사 SK㈜이지만 오너 일가 지분은 0.6%에도 못 미치고 있다.

최신원 SKC 회장의 지분은 0.47%에 불과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너 일가인 최신원 회장이 17년 만에 SK네트웍스로 복귀해 어떤 변화를 몰고올지 관심이다.

SK네트웍스는 18일 서울 명동 본사 17층 대회의실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최신원 SKC 회장을 대표 이사로 선임했다.

이사 선임 건은 전체 의결권 주식 2억4천818만7635주 가운데 반대 12만4천769주, 기권 4만2천723주를 제외하고 모두 찬성표를 던져 무난히 통과됐다.

최신원 회장은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이고 최태원 회장의 사촌형이다.

그는 지난해 3월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한 발 떠나 사회공헌 활동에 주로 치중해 왔다.

이날 경영 일선에 공식 복귀한 최 회장은 SK네트웍스 신성장동력 사업을 일으키는 데 역량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신성장 사업 중에는 렌터카 사업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SK네트웍스의 사업 매출 비중을 보면 유통 부문(단말기 등) 62%, 상사 부문(철광석 등) 27%, 소비재 부문(렌터카 등) 11% 등이다.

작년 매출은 전년 보다 9.2% 감소한 20조3천55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4.8% 줄어든 1천916억원이었다.

SK네트웍스는 렌터카 사업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회사 미래를 책임지는 현금 창출원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지난달 렌터카 운영대수 5만대 달성 기념식을 가졌으며 2018년 10만대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은 주주총회에서 "렌터카와 자동차 정비 등을 아우르는 토탈카라이프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며 "확고한 경쟁 우위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서는 한편 M&A를 통한 성장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자동차 부품 유통 시장도 적극 공력해 렌터카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SK네트웍스는 그간 렌터카 사업 규모를 확대하려 했으나 별 성과가 없었다.

지난해 렌터카 업체 KT렌탈 인수전에서 롯데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스티브 제이 앤 요니 피'를 인수하는 데 그쳤다.

오히려 지난해 말 포장용 건설 자재 생산기지인 중국 아스콘 공장을 매각하는 등 외형을 조금 줄였다.

최 회장의 경영 복귀로 M&A 작업이 크게 활성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3대 회계법인 관계자는 "M&A는 수 천억원에서 수 조원 단위로 거래하는데 국내 기업 문화 특성상 오너 리스크나 부재에 부딪히면 이 같은 투자를 단행하기 어렵다"며 "최 회장의 경영 복귀로 신사업 강화를 위한 M&A 추진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그룹 차원에서 보면 성공 사례라 할 만한 M&A가 있었다.

최태원 회장은 2011년 안팎의 반대 의견에도 SK하이닉스를 전격 인수했다.

반도체 사업을 발판 삼아 그룹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SK네트웍스는 또 주주총회에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정보통신 등 주력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종훈 사장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주주 여러분의 관심과 배려 속에 내실을 단단히 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 며 "올해 전 임직원이 합심해 SK네트웍스의 성장발전을 이끌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환 기자 ia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