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저렴 요금에 각종 부가 서비스까지…'소비자는 흐뭇'

"소비자로서는 흐뭇한 일이지만, 저러고도 항공사가 운영되는 걸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부산 김해국제공항을 놓고 사활을 건 전쟁을 치르는 저비용항공사(LCC)를 두고 하는 말이다.

국내선은 물론 일부 국제선을 놓고 벌어지던 저비용항공사 간 전쟁이 최근 부산∼괌 노선을 놓고 절정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17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괌 노선 이용객은 11만4천800명에 달했다.

2014년 3만6천800명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 들어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부산∼괌 노선 이용객 급증은 독점노선에서 경쟁노선으로 바뀐 영향이 크다.

대한항공만 다니던 노선에 지난해 1월 저렴한 요금으로 무장한 제주항공이 저비용항공사로는 처음 뛰어든 데 이어 지난해 8월 에어부산이 덩달아 취항했다.

부산∼괌 노선이 황금노선으로 부상하자 진에어를 비롯해 나머지 저비용항공사들도 부산∼괌 노선에 뛰어들 채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항공사 간 이용객 모시기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최근엔 치열하다 못해 과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이 16일 '슈퍼 세일 프로모션'이란 파격적인 프로모션으로 선수를 쳤다.

이 프로모션은 16일부터 5월 31일까지 부산∼괌 항공권을 11만6천800만원(편도 기준)에 제공하는 초저가 상품이다.

여기에다 제주항공 괌 라운지를 이용하면 와이파이와 렌터카 이용료 할인 혜택도 주고, 모바일 앱으로 왕복항공권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5만원짜리 할인쿠폰(선착순 1천 명)을 추가 제공한다.

리조트 숙박 할인, 워터파크와 마린클럽 무동력 해양스포츠 무료 이용혜택도 제공한다.

이에 뒤질세라 에어부산은 제주항공 프로모션 개시 하루만인 17일 '2명 가격에 3명 간다'는 부산∼괌 노선 프로모션을 내놓았다.

1인 구매 시 11만6천300원(편도 기준)인 항공권을 3명 동시 구매 시 26만3천900원에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1인 기준으로 환산하면 8만8천원으로, 국적항공사의 웬만한 국내선 요금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저렴한 요금에다 항공권 구매자를 대상으로 피자 상품권 등을 제공하고, 노선 1인당 20kg(괌 노선은 1인당 23kg, 2개까지 허용) 무료 수하물 위탁 서비스도 제공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간 무한경쟁체제가 소비자 처지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항공업계 입장에서는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일부 저비용항공사는 차별화나 특화된 서비스 없이 '일단 살아남고 보자'는 식의 출혈경쟁을 마다하지 않아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부산연합뉴스) 신정훈 기자 s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