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위상과 영향력이 매우 커졌다. 세계해운위원회에 따르면 상하이항과 싱가포르항이 세계 1위 항만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글로벌 10대 항만 중 7개가 중국에 자리잡고 있다. 리서치업체 저널오브커머스(Journal of Commerce)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홍콩을 포함한 중국 상위 50여개 항만에서 처리되는 물동량 비중은 세계 항만 물동 처리량의 40%가량을 차지한다. 중국을 통하는 물동량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글로벌 물류시장의 중심이 미주·유럽에서 ‘인트라 아시아(아시아 역내)’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현상에는 아시아 지역 전문물류시장(물류 전반을 특정 물류 전문업체에 위탁)의 성장률이 북미나 유럽보다 월등하게 높았던 부분에도 기인한다. 아시아 시장은 5%대의 성장률을 보인 반면 북미와 유럽은 1%대 내외의 성장을 했다.

○중국 내 물류중심 이동

동부 연안 주요 도시와 동북 지역은 주요 항만, 공항 및 물류 시설 밀집 지역으로 전체 수출입 물동량의 약 70%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중국 정부의 동북 지역 재건 계획(2003년)으로 해당 지역의 수출입 물동량이 크게 증가했다. 동부 연안과 동북 지역은 한국 제조업체가 집중적으로 진출한 지역이기도 하다.

개발이 비교적 덜 이뤄진 중서부 지역은 내수 물류가 비약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부 지역에서는 육상 교통 및 창고 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중국 내에서의 생산 기지 이동이 동부에서 중서부로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서부 지역 개발 전략과 연계해 제조업의 이전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내수 증가 및 생산 거점의 중서부 지역 확장 등으로 인해 중국에서는 창고 운송업 시장의 높은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창고 운송업은 수출입 운송 이후 현지 창고 보관·출하 및 최종 고객 향 내륙 수배송 관리까지 포괄한다. 중국이 수출 중심에서 내수까지 포함하는 발전 계획을 추진하면서 중국 내수 물량을 처리하기 위한 창고 운송업 시장의 성장이 매우 활발해지고 있다.

○아시아 국제 물류 활성화

중국은 동서는 물론 남쪽 인도차이나 반도까지 물류 노선을 적극적으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부품 등 후방산업이 발달한 중국에서 완제품 제조 및 조립 기지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베트남 등으로 물류의 이동이 확장돼 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중국-인도차이나 반도’ 내륙 운송 노선 개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

기업 차원에서의 노력 이외에도 중국 정부는 국가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해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물류업 진흥 정책을 추진 중이다.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등 대외 개방 정책을 통해 외국 기업의 사업 기회가 증대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물류 기업들의 중국 창고 운송업 시장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는 추세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DHL 등은 중국에서 최첨단 공항 물류 배송센터 등에 투자해 운영하고 있다.

○물류 전략, 아시아 중심으로 다시 짜야

[BIZ Insight] 글로벌 물류 중심, 미주·유럽에서 중국으로 이동
중국 내 시장의 변화가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나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중국 내수에는 물론 주변 아시아 국가에까지 미치고 있다. 과거에 기업들이 중국에 주로 집중했다면 이제는 중국을 중심으로 형성된 인트라 아시아 지역을 포괄해 사업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중국 중심의 인트라 아시아 지역은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돼 또 하나의 거대 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과거에는 부품 수급 및 제품 제조 전반에 걸친 역할을 수행했다면 앞으로는 그 역할이 인트라 아시아 내에서 점차적으로 분담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기업들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중서부 내륙 지역에 대한 시장 분석과 시장 선점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중서부 내륙 지역의 시장 지식과 이해도가 높은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 체결도 갈수록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종석 <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