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해양 등 특화산업·지식서비스산업 활성화에 부산 미래 달렸다"
“부산의 제2 도약은 해양산업을 비롯한 부산의 특화산업을 고도화하고, 고부가가치 지식서비스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 신공항과 2030 등록엑스포 유치도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조성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은 16일 “올초부터 중국발 충격이 만만치 않고, 미국의 금리인상과 가계부채 증가 등 넘어야 할 산이 높은 데다 부산 경제도 주력 산업인 조선과 철강 등이 극심한 어려움에 처해 기업들은 위기 경영 체제에 들어갔다”며 “새로운 부산 경제의 성장 동력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상의에서 조사한 제조업 체감경기 지표인 경기실사지수가 올해 1분기를 포함해 17분기 연속 기준치를 밑돌아 기업의 체감 경기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미 제조업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지 않나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부산도 제조업 중심의 성장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앞으로 고부가 지식서비스 산업을 집적화해야 하고, 지식서비스 산업의 토대가 되는 제조업도 고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부산은 해양산업, 융합부품소재산업, 창조문화산업, 바이오헬스산업, 지식인프라산업과 같은 5대 전략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며 “이들 산업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장 동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바탕 위에 영화와 문화, 관광, 정보통신 등의 지식서비스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부산의 성장 잠재력을 키워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부산은 다른 그 어떤 도시보다도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서부산과 원도심 동부산을 잇는 핵심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부산의 에코델타시티 조성사업과 원도심의 북항재개발사업, 동부산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부산의 3대 개발 축입니다. 이런 인프라가 완성되면 부산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의 도시로 변모할 것입니다.”

그는 부산의 성장을 위해서는 두 가지 사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입지가 결정되는 신공항 건설과 2030 등록엑스포 유치다. “2030년 완공되는 가덕 신공항에서 등록엑스포의 방문객을 맞을 수 있다면 부산은 세계 최고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공항 입지가 최종 결정될 때까지는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2030 등록엑스포도 유치까지는 아직 멀고 긴 시간을 걸어가야 합니다. 기회는 서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다가가 잡는 사람의 몫이라는 말이 있잖습니까. 우리가 원하고 상상하는 모습으로 부산을 바꿔 나가기 위해 360만 부산 시민과 지도자들이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조 회장은 “동남권 신공항은 오는 6월께 최종 입지에 대한 용역 결과가 나오는데 부산으로서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마지막 기회”라며 “최근 시민단체에서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 시민을 대상으로 한 신공항 입지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울산과 경남 지역에서도 가덕도를 신공항의 적지로 보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왕 건설하는 공항이라면 경쟁력과 경제성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며 “안정성과 24시간 운항 가능성, 소음으로부터의 자유롭고 항만 철도와 연계한 복합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신공항의 가장 큰 걸림돌은 지역 갈등에 앞서 결국 재정 문제”라며 “정부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 신공항에 대한 민간 투자 방안을 마련하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조 회장은 부산의 브랜드를 알리고 국제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행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5년 주기로 열리는 등록엑스포는 월드컵이나 올림픽을 훨씬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거대 행사입니다. 개최국은 천문학적인 시너지를 얻고, 개최 도시는 도시 브랜드를 세계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죠. 2010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등록엑스포는 192개 참가국에 7000만명이 관람했고 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습니다. 경제적 효과만 110조원에 달하는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등록엑스포는 개최국이 부지를 제공하고 참가국이 국가관을 건설해 예산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는 “신공항이 가덕도에 건설되면 2030년 등록엑스포가 신공항 건설 완료 시점과 맞물리고 추진하고 있는 부산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그때쯤 완성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부산의 도시 브랜드를 세계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