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하 삼보모터스 회장은 1995년 자동변속기 정밀부품을 최초로 국산화했다. 20년 뒤인 지난해 삼보모터스는 국내시장의 80%를 차지하게 됐다. 손동창 퍼시스 회장은 한샘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퍼시스를 국내 사무용 가구 1위로 올려놨다. 퍼시스는 60여개국에 수출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 회장과 손 회장은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날 기념식에선 국가 경제 발전에 공로가 큰 상공인과 근로자 226명에게 훈장과 산업포장이 수여됐다. 이 회장과 손 회장은 대학에서 회화와 공예를 전공한 미술학도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이재하 삼보모터스 회장과 손동창 퍼시스 회장에게 금탑산업훈장을 수여했다. 앞줄 왼쪽부터 서경원 동은단조 대표,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 회장, 황 총리, 손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해봉 조선내화 대표, 김장송 대승 사장.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황교안 국무총리는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3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이재하 삼보모터스 회장과 손동창 퍼시스 회장에게 금탑산업훈장을 수여했다. 앞줄 왼쪽부터 서경원 동은단조 대표,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 회장, 황 총리, 손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해봉 조선내화 대표, 김장송 대승 사장.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선택과 집중이 성공 비결

이 회장의 경영철학은 집중을 통해 잡념을 버린다는 주일무적(主一無適)이다. 그는 “창업 초기 전공과 무관한 자동차 부품업 지식이 없어 일일이 물어가면서 기술을 배웠다”며 “한 우물만 파다 보니 기술력이 발전했고 세계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미술을 공부하면서 길러진 창의성이 39년간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끈 토대가 됐다”며 “인공지능(AI) 등 빠른 속도로 발달하는 첨단기술을 기존 사업과 융합하는 능력을 갖춘 경영자가 인정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보모터스는 1999년부터 자동차 부품을 일본 북미 등에 수출해 전체 매출의 50%가량을 외국에서 창출하고 있다.

손 회장은 1976년 한샘의 디자이너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한샘에서 생산과장을 거친 그는 1983년 퍼시스를 세우고 사무용 가구 시장에 뛰어들었다. 손 회장은 30여년간 가구산업에 집중하며 60여개국에 고유 브랜드로 수출하는 성과를 이뤄냈으며 목훈재단을 설립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다.

이날 은탑산업훈장은 현형주 현대모비스 부사장, 김해봉 조선내화 대표가 받았다. 현 부사장은 자동차 부품 269개 국산화 성공 등에 기여했고 김 대표는 세계 최초 파이넥스용 최신 내화물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동탑산업훈장은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과 김장송 대승 사장이 받았다.

◆“상공인 스스로 변화할 것”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금은 상공인이 변화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공인의 궁극적 목표는 성숙한 시장경제 달성”이라며 “상공인들이 힘을 내서 경제와 기업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구체적인 세 가지 실천과제를 꼽았다. 우선 수출에 더해 내수 확대를 통한 쌍끌이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정부와 국회가 문제를 풀고 상공인은 일을 벌이는 ‘역대급 팀플레이’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글로벌 최하위권인 국내 기업의 조직 건강을 되찾고자 기업문화 선진화를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지속 성장에 유리한 DNA 생성을 주문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참석해 유공자를 격려했고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성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박충홍 재일한국상의 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황 총리는 “지난해 세계 교역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서도 사상 처음으로 수출 세계 6위를 달성한 것은 상공인의 노력 덕분”이라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