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4시께 서울 서초구 MPK그룹 본사 앞에서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 200여명이 집회를 개최했다. (사진 = 고은빛기자)
15일 오후 4시께 서울 서초구 MPK그룹 본사 앞에서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 200여명이 집회를 개최했다. (사진 = 고은빛기자)
[ 고은빛 기자 ] 미스터피자 가맹점협의회가 정우현 MPK그룹 회장에 상생협약을 제대로 지키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본사가 가맹점주와 협의없이 POS(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업체와 재계약하고, 치즈가격이 인상되면서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촉발됐다.

미스터피자는 중국 등 해외진출에 힘을 쏟는 반면 국내에선 과도한 마케팅을 통해 저가정책으로 일관하면서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고조됐다. 이에 미스터피자 본사와 가맹점협의회 간의 갈등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시 이어지고 있다.

14일 오후 4시께 서울 방배역에 위치한 미스터피자 본사 앞에서 가맹점협의회 점주들은 치즈가격 폭리 및 상생협약 파기 규탄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전국 가맹점에서 모인 인원은 200여명(주최측 추산)에 달했다.

이들은 치즈가격 인상과 POS의 무단 재계약을 거론하며 상생협약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종윤 가맹점협의회 회장은 "투명한 유통구조 확립으로 치즈가격도 인하하고 약속대로 광고도 좀 시행해야 한다"며 "집회에 나서기 전 본사와 회의를 거쳤지만 협박 아닌 협박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치즈 10kg당 가격대가 7만원에서 9만4000원으로 높아진 것은 정우현 회장의 동생이 운영하는 물류자회사인 굿타임을 거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자회사를 통해 단가를 높여 이득을 취해가는 것은 프랜차이즈의 고질병으로 여겨지고 있다.

전라도 지역의 한 가맹점주는 "본사에선 일부 임원들의 불만으로 알지만 직영매장과 친본사매장을 제외하고 모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상태"라며 "경기가 어려운 건 이해하지만 상생협약을 지키지 않아 작년 초에 이어 집회를 또 열게됐다"고 밝혔다.

지방의 다른 한 가맹점주도 "지난해 가맹점주들이 내는 광고비와 본사에서 5억원을 부담해 광고를 활성화하기로 약속했지만 안 지켜지고 있다"며 "국내 가맹점들은 거의 다 적자로 현재 수익이 전혀 안 나오면서 올해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장사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미스터피자의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14년 영업이익은 17억5365만원으로 2012년 대비 81.75%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9억3152만원으로 74.2%나 하락했다. 국내 가맹점 수는 현재 400여개 정도다.

본사가 미국, 중국 등 해외 진출에 몰두하면서 국내에는 소홀하고 있다는 불만도 나왔다. 신제품 개발 대신 프로모션을 통한 저가 마케팅에만 나서고 있어 미스터피자의 브랜드 가치에 큰 타격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마찰은 사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2월 목동점 점주는 본사가 할인행사 비용을 가맹점에 떠넘기고, 별도로 걷은 광고비를 불투명하게 집행했다는 문제를 언론에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본사는 해당 영업점을 상대로 영업정지 가처분 소송을 냈지만 패소당한 바 있다.

이후 같은 해 8월31일 본사와 가맹점협의회는 김기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재 하에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다시 본사와의 갈등이 재개되면서 당시 정우현 회장 아들인 정승민 대표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막기 위해 급하게 협약을 체결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일단 본사는 대화는 계속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속해온 대화를 계속적으로 해나가겠지만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어 단시간 내 협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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