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 10년 비과세 혜택 누려라
‘재(財)테크’의 핵심 키워드로 ‘세(稅)테크’가 떠오르고 있다. 연 1%대 저금리 시대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선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해외주식 비과세펀드)’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처럼 세금을 줄일 수 있는 상품에 우선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 가운데 지난달 29일 출시된 해외주식 비과세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ISA와 달리 가입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자산가들도 투자 개설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해외주식 비과세펀드는 2007년 6월 도입됐다가 2009년 말 사라진 제도가 부활한 것이다. 증권사와 은행 지점, 인터넷 등을 통해 해외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해외주식형펀드에 가입하면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가입자 1인당 3000만원까지 투자한 금액에 대해선 10년 동안 얼마의 수익이 나든 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기존 해외주식형펀드는 매매차익의 15.4%를 세금으로 내야 했다. 2017년 말까지만 한시적으로 가입할 수 있다.

해외주식형펀드 비과세 혜택은 세법상 기존에 가입한 해외주식형펀드에 적용되지 않는다. 비과세 혜택을 받고자 한다면 기존 펀드를 해지하고 재가입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 10년 비과세 혜택 누려라
해외주식 비과세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낮은 진입 장벽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도 가입이 가능하다. 고액 자산가의 필수 세테크 상품이 된 이유다. 가입한 펀드가 수익이 발생해 중도에 환매할 때도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므로 언제든지 환매할 수 있다. 이익금액의 한도에 제한 없이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므로 투자 수익이 커질수록 세제 감면액이 늘어난다.

7년 전과 달리 환(換)차익에 대해서도 세금이 없다. 이전에는 투자국의 화폐 가치가 올라 생기는 환차익에 대해선 세금을 냈고,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 운용사들은 이 같은 점을 감안해 같은 펀드라도 환헤지를 하는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 두 가지를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금을 지역별·산업유형별로 여러 펀드에 철저히 분산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아야 돌발 악재가 터졌을 때 낭패를 보지 않는다는 논리다. 해외주식 비과세펀드는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38개 자산운용사에서 310개 펀드가 나왔다. 이후에도 새로운 상품이 꾸준히 쏟아지고 있다. 수수료가 싼 상장지수펀드(ETF) 중 일부도 비과세 계좌에 담을 수 있다. 범진철 국민은행 WM상품부 부장은 “기존 해외펀드를 비과세펀드로 옮기는 게 우선”이라며 “투자 지역과 스타일을 분산하고, 장기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 제도를 증여 수단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1인당 1계좌만 개설할 수 있는 ISA와 달리 해외주식 비과세펀드는 소득이 없는 배우자나 자녀 명의로도 가입할 수 있다. 증여세가 비과세되는 한도(10년간 배우자 6억원, 성인 자녀 5000만원, 미성년 자녀 2000만원)까지 증여한 뒤 배우자나 자녀 이름으로 가입해 10년간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