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로 해외 주식에 투자할 때 걸림돌은 비싼 수수료다.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매년 순자산의 2%가량을 수수료로 떼고 있다. 내가 고른 펀드 포트폴리오가 연 3~4% 정도의 수익을 내야 겨우 투자금의 1~2%를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수수료에 민감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국내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를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에 편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ETF는 지수를 기계적으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수수료가 연 0.7% 안팎에 불과하다. 세밀하게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은 무리지만 글로벌 자산 배분 효과는 똑같이 누릴 수 있다.

원칙적으로 따지면 시중에 나와 있는 해외지수 연계 ETF가 다 투자 대상에 들어가야 하지만 실제 편입 가능한 종목은 10개 남짓이다. 우선 지수 움직임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빠진다. 레버리지 ETF는 하루 지수 변동폭의 두 배를 목표로 하는 상품으로 오랜 기간 투자하면 보이지 않는 비용이 발생한다. 장기 투자가 기본인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와 어울리지 않는 셈이다.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상품 역시 파생상품 성격이 짙다는 이유로 ‘면세 상품’ 목록에서 빠졌다.

일반적인 해외지수 연계 ETF라고 다 편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자산운용사가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약관을 고쳐 금융당국에 허락을 받아야 절세 통장에 집어넣을 수 있다. 현재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에 넣을 수 있는 ETF는 10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나스닥바이오’, ‘TIGER 나스닥100’, ‘TIGER 차이나’, ‘TIGER 차이나A300’, ‘TIGER 라틴’ 등 5개 상품을 절세 계좌용으로 정했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 China H’, ‘KODEX Japan’ 등을, KB자산운용은 ‘KStar 중국본토 대형주 CSI100’을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용 상품으로 밀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