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제23대 농협중앙회장 취임식에서 신임 김병원 회장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전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제23대 농협중앙회장 취임식에서 신임 김병원 회장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창립 이래 최대위기…잘못된 관행 척결·조직 슬림화"

5번째 민선 농협 수장인 김병원 제23대 농협중앙회장이 14일 취임하면서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했다.

그는 농협의 5번째 민선 회장이자, 1966년 이후 50년 만에 나온 호남 출신 첫 수장이다.

농협은 이날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대강당에서 김 회장 취임식을 열었다.

이날 임기를 시작한 그는 앞으로 4년간 농협을 이끈다.

김 회장은 취임식에서 "우리 농업·농촌은 농업인구 감소, 농가소득 정체, 인구 고령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앙회 재무상황도 날로 나빠지는 등 농협은 창립 이래 최대 위기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냉혹한 현실은 농협이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강도 높은 개혁과 체질 개선을 요구한다"며 "잘못된 관행을 과감히 척결하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회장은 "중앙회 조직을 농업인과 농축협 발전에 기여하는 슬림화한 조직으로 개편하고,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차입금 문제 등 중앙회 재무구조를 안정화할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 밖에 개혁 사업으로 ▲ 비료·농약·사료 등 유통 시스템 혁신 ▲ 지역·조직 이기주의와 파벌주의 청산 ▲ 계열사 CEO 책임경영체제 정착 ▲ 농축산 컨설팅지원부 신설 ▲ 농축협 감사 기능 확장 ▲ 농협 이념 교육 강화 등을 제시했다.

또 김 회장은 앞으로 추진할 역점 사업으로 스마트팜과 6차산업화 등을 지원하는 '창조경제 농업지원센터' 설립, 농업인과 도시민이 힘을 합쳐 새로운 농업·농촌을 건설하는 '도농 협동 국민운동' 등을 소개했다.

그는 "위기 극복을 위해 농협중앙회 개혁과 농축협의 균형 있는 발전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농협을 구현하고 임기 내 농가소득 5천만 원 시대가 도래하도록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취임식에는 농협중앙회와 계열사 임직원, 전임 회장단, 조합원, 관계 기관·단체 대표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국제협동조합연맹 소속 해외 7개국 협동조합 회장은 김 회장의 취임을 축하하고 협동조합 간 협력 증진을 기원하는 축전을 보냈다.

김 회장은 취임식 후 경기 고양에 있는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개원식 참석과 임직원 교육생 특강으로 첫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농협이념중앙교육원은 1961년 임직원 수련원으로 시작해 인력개발원, 중앙연수원, 중앙교육원으로 이름을 바꿔온 농협 임직원 교육 기관으로, 협동조합 이념교육을 강화해 범농협 조직과 직원이 상생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하자는 취지에서 명칭과 교육과정을 바꿔 새로 문을 열었다.

교육원 개원 기념사에서 김 회장은 "협동조합 이념교육 강화는 오랜 기간 가슴 속에 품어온 농협의 역할에 대한 고민의 결과이자 해결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협 임직원 가슴에 농심과 농협 정체성이 점차 사라지고 무한경쟁이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며 "협동조합 정체성을 되새기고 농협의 뿌리를 항시 염두에 둬야 농협이 존재 가치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