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자원개발(HR) 분야의 화두로 빅데이터와 애널리틱스(데이터를 분석해 유의미한 패턴을 발견하는 것)가 떠오르고 있다. HR의 중심이 기존 인간행동분석이나 인력분석에서 데이터 중심 분석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인재를 채용하고 고용을 유지하며 미래 리더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HR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최근 딜로이트컨설팅은 다수의 판매·영업직 채용 과정을 분석해 흥미로운 결과를 도출했다. 상위권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외국어 능력도 좋은 이른바 ‘고급인력’이 성공적인 직무 성과를 내는지 분석한 결과 ‘이상적인 인재’가 ‘현실 속에서의 인재’와 일치하지 않았다.

많은 기업의 인사부서는 요즘 ‘핵심 인재 애널리틱스(Talent Analytics)’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채용과 보상, 업무 평가, 교육, 리더십 개발 등 HR 업무 전반을 기획하고 실행할 때 포괄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조직 구성원의 업무 수행 능력과 의사결정 능력을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딜로이트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8년 무렵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를 기업들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대학졸업 학력 이상을 갖고 있는 세계 7700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밀레니얼 세대의 ‘잠재적 이직 의사’는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라는 것이다.

[기고] 5년 내 이직 꿈꾸는 '밀레니얼 세대'…인재 채용, 포괄적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국 응답자 중에도 ‘5년 내 이직하고 싶다’는 답변 비율이 74%에 달했다. 캐나다 61%, 일본 52%, 스페인 52% 등과 비교해 볼 때 매우 높은 수치다. ‘한번 직장은 평생 직장’이라는 한국 기성세대의 가치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밀레니얼 세대는 이윤 추구라는 기업의 ‘태생적 목적’보다는 윤리와 신뢰 기반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조사 대상자의 56%는 “자신의 가치관이나 행동기준과 맞지 않는 직장이라면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 경영자들은 조직의 미래 핵심 노동력이 될 밀레니얼 세대의 의중을 민첩하게 해독해야 한다. 이들에게 ‘연봉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요소들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핵심 인재 누수를 막기 위한 최선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HR 분야에서 기존의 정량적 접근에서 애널리틱스에 기반한 ‘사람 우선’의 정성적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알렉스 조 < 딜로이트컨설팅 대표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