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당 1천원이 넘는 프리미엄 라면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시장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짜장·짬뽕라면 돌풍에 힘입어 프리미엄 라면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절반을 훌쩍 뛰어넘었다.

고급 라면이 스쳐가는 유행 수준을 넘어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14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라면 매출 중 프리미엄 라면 비중은 61%에 달했다.

작년 2월 22%와 비교하면 세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다.

지난해 농심 '짜왕'을 필두로 프리미엄 짜장라면이 인기를 끌었고 최근에는 오뚜기 '진짬뽕' 등 짬뽕라면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프리미엄 라면 비중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묶음당 2천원대 후반∼3천원대 중반이었던 기존 라면을 제치고 4천원대 후반∼5천원대 초반의 프리미엄 라면이 대형마트의 주력 상품이 됐다.

고가 라면의 인기에 소비자들이 라면을 구입할 때 쓴 비용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이마트 고객의 라면 객단가(라면 구매 시 결제금액)는 6천520원으로, 작년 2월(5천559원)과 비교하면 1천원 가까이 늘었다.

객단가가 1년 만에 961원 상승한 것으로, 증가율은 17.3%이다.

자연히 전체 라면시장 평균 단가도 올랐다.

AC닐슨 자료 기준으로 지난 1월 소매시장에서 전체 라면 판매액은 1천952억원, 판매수량은 2억3천445만개였다.

1개당 평균 단가는 833원이었다.

작년 1월 라면 1개 평균 단가는 735원이었다.

프리미엄 라면 매출 급증으로 1년 만에 평균 단가가 100원 가까이 상승했다.

짜장·짬뽕라면 열풍과 함께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의 라면 코너에는 프리미엄 라면이 진열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 제품들의 인기와 최근 출시되는 라면의 가격을 고려하면 앞으로는 프리미엄 라면 비중은 점점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급 라면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두고 라면업체들의 '꼼수' 가격 인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대표적인 서민 식품으로 꼽히는 라면은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이 크다.

이 때문에 기존 일반라면 가격은 그대로 두고 고급을 표방한 신제품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얻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10일 "프리미엄 제품임을 고려하더라도 원재료가격 대비 전체 가격 인상 폭이 지나치게 크다"며 "프리미엄 라면 가격을 높게 설정해 라면가격 인상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건강한 식생활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라면도 더 질 좋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라면업계는 프리미엄 라면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라면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기호가 바뀌고 경제 수준이 나아지면서 고급 제품을 원하는 수요가 많아졌다"며 "소비자가 외면하면 고급 제품을 출시해도 살아남기 어려우며 프리미엄 라면을 가격 인상 꼼수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