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도 판매상황 점검 후 가입…금투협, 첫날 실적 15일 발표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14일 본격 출시됐다.

은행 13곳, 증권 19곳, 생보사 1곳 등 33개 금융사는 이날 전국 지점에서 일제히 ISA 판매에 들어갔다.

ISA는 한 곳에 예·적금, 주식형·채권형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등 여러 금융상품을 담아 관리하는 종합계좌다.

계좌별 합산 손익을 따져 200만∼250만원의 수익에는 비과세하는 새로운 개념의 종합 금융상품이다.

근로자와 자영업자 중 직전연도 금융소득이 2천만원 이하면 가입대상이 된다.

연간 2천만원씩 최대 1억원을 넣을 수 있지만 1인 1계좌만 허용되고 판매시한인 오는 2018년 말까지 한번 가입하면 3∼5년간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ISA는 고객이 투자 상품을 직접 결정하는 신탁형과 금융사가 투자자에게 모델 포트폴리오(MP)를 제시하고서 투자권을 위임받는 일임형 등 2종류로 출시됐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이날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점 영업장에서 열린 ISA 출시 기념행사에서 "ISA는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국민의 자산 증식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보였다.

그는 "ISA 시장이 10조원 규모까지 불어날 것"이라며 "연소득 5천만∼1억원 수준의 중산층이 가장 큰 혜택을 누리는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이 증권사 ISA 1호 고객이 됐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NH농협은행 대전중앙지점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ISA 판매 상황을 점검한 뒤 이 상품에 직접 가입했다.

황 총리는 이 자리에서 "ISA는 저금리·고령화 시대에 새로운 금융서비스로, 금융개혁 과제의 하나"라며 "ISA 같은 서비스도 소비자들이 알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 철저히 준비하고 상품내용을 적극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등 은행들은 본부 직원을 영업점에 배치하면서까지 고객을 맞으며 증권업계와의 고객 유치 경쟁에 돌입했다.

은행들은 아직 투자일임업 등록이 안 된 상태여서 이날 신탁형 상품부터 판매했다.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은 ISA 출시에 들뜬 모습이지만 첫날 가입한 고객은 많지 않았다.

증권사별 자체 집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이 이날 1천600∼1천700여 계좌를 열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증권업계 전체로는 8천 명가량이 가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창구 분위기가 대체로 한산했던 은행들은 첫날 실적을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

금융투자협회는 15일 첫날 실적을 공식 집계해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사들은 불완전 판매가 일어나지 않도록 창구 직원에게 ISA 판매 매뉴얼을 숙지시켰으나 일부 직원들이 고객에게 상품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모습이 취재진에 목격되기도 했다.

일각에선 ISA가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투자상품을 포함하는 데다가 비과세 혜택이 부여됨에도 수익이 크지 않을 경우 수수료 때문에 남는 것이 별로 없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당국은 ISA 불완전 판매가 생기지 않도록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미스터리 쇼핑 등을 통해 수시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금융투자협회는 금융사별 MP 구성과 수익률, 수수료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는 'ISA 통합 공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