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따라잡힌 LCD산업] 중국 "다음 추격 목표는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에서 한국을 추격 중인 중국의 다음 목표는 메모리 반도체다. 중국 정부는 작년 3월 발표된 ‘중국제조2025’ 전략과 지난해 말 확정한 13차 5개년 계획에서 디스플레이 자급화와 똑같은 전략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자급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작년 3월 나온 ‘중국제조2025’ 계획에서 중국은 세계적인 제조 강국이 되겠다는 비전하에 10대 핵심 산업을 명시했다. 그 첫 번째 산업이 차세대 정보기술(IT)산업이다. 이를 위한 첫 번째 과제가 ‘집적회로 및 전용설비 설계, 국산 마이크로칩 응용, 3차원(3D) 마이크로 패키징 기술 등의 자주개발 역량 강화’다. 한마디로 메모리 반도체산업을 키워 자립하겠다는 의미다.

중국이 메모리산업 진출을 노리는 건 연간 3000억달러(약 360조원)에 이르는 반도체를 수입하고 있어서다. 반도체는 2013년 원유를 제치고 중국의 1위 수입품이 됐다.

이 때문에 중국은 지난해 11월 제13차 5개년 계획을 확정지으며 ‘중국제조2025’를 뒷받침하는 지원 방안을 명시했다. ‘중국제조2025 전략을 통해 중국 제조업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전략적 신흥산업의 발전을 지원하고 국가 차원에서 자금 지원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민간 기업이 반도체산업 등에 투자할 때 지방정부 등 정부와 공기업에서 최대 80%까지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들은 필요자금의 20%만 있으면 공장을 지을 수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공공자금을 동원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에서 세계 1위 기업을 키우겠다는 게 ‘중국제조2025’”라며 “80%에 달하는 투자자금을 무차별적으로 지원하면 삼성이나 LG 등도 버틸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또 ‘제조업 기초역량 강화를 위해 인센티브 및 리스크에 대한 보장 기제를 마련하고 핵심 기초부속품, 선진공법, 중요 기초재료의 최초 사용에 대해 지원할 것’도 명시했다. 즉 전략 제품을 개발하면 보조금과 리스크에 대한 보장뿐만 아니라, 개발 후 최초 사용도 보장한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핵심 기술 부속품(반도체 등)과 기초소재를 2020년까지 40%, 2025년까지 70% 자급하겠다는 게 중국의 목표다.

중국은 이 같은 계획을 차곡차곡 실행하고 있다. 최근 중국이 삼성SDI와 LG화학이 생산하는 삼원계 배터리를 전기버스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중국제조2025’에 따라 자국 배터리산업을 키우기 위한 것이란 게 국내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중국제조2025’엔 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 자동차를 육성하며 배터리 등 주요 부품도 지원하겠다고 돼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