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가 유럽의 대형 완성차 업체인 피아트, 벤츠와 대규모 부품 공급계약을 맺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피아트와 벤츠에 스마트폰 무선충전모듈을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말부터 공급할 예정이며 수주 잔액은 수천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납품하는 무선충전모듈은 LG전자가 직접 생산하지 않고 LG전자가 지분을 투자한 다른 업체가 제조한다. LG전자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맡겨 부품을 납품받은 뒤 피아트와 벤츠에 공급하는 구조다.

LG전자는 계열사 및 협력사와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부품 공급 규모를 늘리고 있다. 기존에 LG전자가 텔레매틱스(통신모듈)를 납품하던 완성차 업체들이 2차 전지를 찾으면 LG화학을 소개하는 식이다.

완성차 업체도 여러 개 부품사를 각각 관리하는 것보다 ‘LG’라는 하나의 창구를 통해 다수의 부품을 납품받는 것을 선호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구본준 LG 부회장이 지난해 LG전자에서 (주)LG로 자리를 옮긴 것도 자동차 부품 등 신사업에서 전 계열사를 아우르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자동차 부품 업계에서 LG 영토는 점점 넓어지고 있다. 지난해엔 미국 GM과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전기차 핵심 부품 11종을 납품하기로 했다. 또 중국의 둥펑, 지리, 이치자동차와도 전기차 부품공급 계약을 맺은 상태다. 유럽의 대형 완성차 업체와는 부품 공급 규모를 늘리고 있다.

시장에선 LG의 자동차 부품 사업이 올해부터 흑자로 돌아서고 내년엔 1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기대에 힘입어 지난해 8월 3만원대까지 내려간 LG전자 주가는 이달 11일 6만2700원까지 뛰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