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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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을 제치고 40년 만에 신설된 이란 단독 직항편을 띄운다.

국토교통부는 11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인천~테헤란 노선 운수권을 대한항공에 배분했다. 대한항공은 이번에 확보한 운수권으로 주 4회 이란 정기노선을 운항할 수 있게 됐다.

국적 항공사가 이란에 정기노선을 띄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과 이란은 1998년 항공협정을 체결해 주 4회 비행기를 띄울 수 있도록 했으며, 이란 경제제재 이전인 2009년까지 이란항공이 한~이란 정기노선을 운항한 바 있다.

이란 직항 노선이 신설되면 양국 간 이동 시간은 9시간 안팎으로 줄어든다. 최근까지 이란으로 가려면 다른 중동 국가를 거쳐 항공기를 갈아 타야하기 때문에 최대 20시간 이상(경유시간 포함) 소요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1990년대부터 중동 노선 개발에 앞장 선 대한항공의 경험과 노하우가 높이 평가받은 것"이라며 "화물기를 필두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이란 노선 취항을 개시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대한항공은 인천~텔아비브(주 3회), 인천~두바이(주 7회), 인천~리야드~제다(주3회) 등 3개의 중동 노선을 주 13회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이번에 이란 노선까지 추가하면서 중동 지역에서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이란 직항노선 운수권을 놓고 대한항공과 경합을 벌였던 아시아나항공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중동 노선에서 특정항공사의 독점적 지위를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이 최근 테헤란을 직접 방문해 직항로 개설 여부를 여러번 언급했을 정도로 이란 노선에 공을 들여왔다. 중동 노선이 없는 아시아나항공은 이란 취항을 중동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운수권 배분 심사의 항목 중 하나인 '안전성' 항목에서의 감점이 아시아나항공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013년 샌프란시스코 착륙 시 안전사고를 일으켜 국토부로부터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 45일 운항정지 처분을 받았다.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고강도 구조조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 불안정했던 금호아시아나 경영권과 회사 내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적정 인력을 보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