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가 ‘아이팟의 아버지’로 불리는 존 루빈스타인 전 애플 수석부사장을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브리지워터는 10일(현지시간) 투자자들에게 보내 서한에서 “루빈스타인이 오는 5월부터 공동 CEO로 같이 일한다”며 “기술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우리의 공동 CEO 중 한 명이 이 분야에 정통하길 원했다”고 밝혔다.

1956년생인 루빈스타인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와 거의 16년간 같이 일했다. 아이팟 개발을 주도해 성공으로 이끌었고, 2006년 애플을 나온 뒤에는 스마트폰 제조업체 팜에서 회장 겸 CEO, 휴렛팩커드(HP)에서 수석부사장을 지냈다.

브리지워터는 “최고투자책임자(CIO)를 겸직하는 그렉 젠슨 공동 CEO는 앞으로 일반 경영보다 투자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빈스타인은 회사 경영과 함께 기술 분야 투자 자문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루빈스타인에 대해 “팀을 강하게 단련하는 데 재능이 있으며 격렬한 토론을 즐기는 직설적인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브리지워터는 2년 전 크레이그 먼디 전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연구·전략책임자를 공동 회장으로 임명하는 등 정보기술(IT)업계 인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루스 포랏 모건스탠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구글로 옮기거나, 골드만삭스 출신인 앤서니 노토가 트위터의 CFO를 맡은 적은 있어도 반대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번 공동 CEO 영입이 브리지워터 내부의 세력 다툼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레이 달리오 창업자와 젠슨 CEO 간 불화로 CEO를 교체했다는 것이다. 올해 67세인 달리오는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