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주주총회 첫 질의응답…"지난해 주가하락 죄송"

강도 높은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포스코 권오준 회장은 11일 올해 1조원의 경비를 추가로 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회장은 트레이딩, 발전소, 에너지 신소재, 스마트 인프라 등의 사업을 통해 그룹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이날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작년에 5천억원 가량 경비를 절감했는데 올해는 1조원이 타깃이며 포스코에서 5천200억원, 계열사에서 5천억원의 경비를 각각 줄일 계획"이라며 "올해도 구조혁신을 가속화하고 조직 운영의 모든 부분을 저비용 고효율 체제로 바꿔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해 7월 경영쇄신안을 발표한 이후 강력한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2014년 권 회장 취임 이후 38개 계열사를 정리했으며 올해 35개에 이어 내년 22개 등 총 95개의 계열사를 구조조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건설 지분 매각 등 11건의 자산 구조조정을 통해 현금성 자산의 규모를 8조7천억원(연결 기준)으로 늘렸다.

권 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등 대형 계열사를 팔아야 할 이유는 없다"며 "중복 사업을 정리하면서 오히려 계열사 간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들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권 회장은 "무역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 기존 탄소강 외에 포스코의 고부가가치 월드프리미엄(WP) 제품을 더 팔면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으니 함께 솔루션 마케팅을 할 수 있다"며 발전 인프라 분야에서도 포스코 엔지니어링,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 ICT 등이 분야별로 협업할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지난 2013년 준공 뒤 부실이 누적되고 있는 인도네시아 제철소에 대해 그는 "지금까지 4천300억원 적자를 봤는데 철강 가격이 오르고 있어 올해부터는 경영 실적이 나아지리라고 본다"며 "다만 제품 구성이 슬라브 위주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익을 많이 내기는 쉽지 않은 구조이지만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성장 사업과 관련해 바이오 분야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주주의 질문에 "예전에 손을 댔다가 최근에는 사업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포항공대에서는 꾸준히 바이오 관련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최근 한 프로젝트에는 한 제약회사가 수백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첫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주가도 1년간 40% 가량 빠진 포스코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불만을 달래는 데 진력했다.

권 회장은 주주총회 시작 30분 전부터 건물 입구에서 입장하는 주주와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다.

별도의 질의응답 코너를 처음으로 마련해 권 회장이 직접 주주와 대화에 나섰고 올해 배당 규모도 지난해와 같은 연 8천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일부 주주들은 지난해 하락한 주가를 거론하며 항의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락하던 포스코 주가는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올해 들어 25% 가량 반등한 상태다.

권 회장은 "주가가 지난해 40%나 하락해서 죄송스러운 마음일 뿐"이라며 "중국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감지되는 등 올해는 상당 부분 손실이 만회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