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잠금장치 해제 공판 앞두고 상호 비방전 가열

테러범 아이폰의 잠금장치 해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 정부와 애플이 공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상대방을 향해 거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NBC방송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10일(현지시간) 법원에 제출한 변론 취지서에서 "정부는 테러범의 아이폰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아야하며 이를 위해 애플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애플의 명령 취소 신청에 반박했다.

법무부는 잠금해제 기술 제공의 부작용 등을 지적한 애플의 주장이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제도를 좀 먹는 것"이라며 애플이 명령 집행을 막기 위해 "고의로 기술 장벽을 세웠다"고 비난했다.

법무부는 특히 애플이 지난해 상반기 중국 정부의 요청 중 4분의 3을 받아들였다며 "이를 통해 애플은 성장하는 거대 시장에 접근권을 얻을 수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애플은 즉시 거세게 반발했다.

애플의 고문 변호사인 브루스 시웰은 "정부 변론취지서의 어조가 마치 기소장 같다"며 "잘못된 의혹 제기와 빈정거림으로 상대를 비방하려는 의도가 더 많이 담긴 이같은 변론취지서는 지난 30년 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애플이 중국 정부의 요청을 수용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 외에 중국을 포함해 어떤 정부도 아이폰에 '백도어' 설치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시웰 변호사는 "확인되지 않은 인터넷 정보를 이용해 애플이 중국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며 "전혀 사실이 아니고 실체도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지난달 법원이 애플에게 샌버너디노 테러 수사를 위해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아이폰 잠금해제 기술을 제공하라고 명령하자 애플은 곧바로 명령 취소 신청과 항소를 제기했다.

구글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인터넷 기업들도 애플을 지지하는 전문가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양측의 공판은 오는 22일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서 있을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