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대기업 정규직 '열매', 90% 비정규직에 나눠줘야"
정부는 대기업이 협력업체 근로자를 위해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하면 세제혜택(출연금의 7% 세액공제)을 주기로 했다. 또 하도급이나 특수형태종사자(택배기사, 텔레마케터, 골프장 캐디 등)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월 최대 6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정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통한 상생고용촉진 대책’을 발표했다. 노·사·정 대타협 무산으로 파견법 개정안 등 노동개혁 입법이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정부가 할 수 있는 자체 노동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10% 대기업 정규직이 과도하게 챙겨 왔던 열매를 내려놓고 기업이 조금 더 재원을 보태 90%의 중소기업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청년 고용을 늘려야 한다”며 “이것이 노·사·정 대타협의 기본 정신”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청년실업률이 10%에 육박하고 비정규직 근로자가 6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11년 166만원이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월평균 임금 격차는 지난해 189만원으로 벌어졌다. 대기업 정규직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대기업 비정규직은 64.2를 받고 중소기업 정규직은 52.3,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34.6을 받는다.

정부 대책은 대기업과 기득권 근로자들의 양보를 유도하고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지난해 SK하이닉스처럼 원청이 협력사 근로자들을 위해 기금을 출연하면 7%를 세액공제해 성과공유 모델 확산을 유도하기로 했다. 현재 기간제·파견근로자만 대상인 정규직 전환 지원금 대상도 확대해 기업이 사내하도급·특수형태종사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월 최대 60만원을 지원한다.

기존의 최저가낙찰제는 단계적으로 평가 항목에 사회적 책임(동반성장)지수를 반영하는 종합심사낙찰제로 전환된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