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열린 CEO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열린 CEO 기자간담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인위적 구조조정 없지만 인력 3만명까지 줄일 계획"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해 5조5천억원의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 1분기부터는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자신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영업이익 5천억원의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또 3만명 규모가 회사의 적정 인력 수준이지만 자연감소 인원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10일 남대문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조5천억원은 채권단 실사로 예견된 숫자로 작년 4분기에 새로운 손실이 파악됐거나 더 나쁜 상황으로 간 결과는 아니다"며 "하지만 5조5천억원이란 숫자로 끝나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개월이 대우조선에 위기 상황이었다면 이제는 대우조선이 희망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말하고 싶다"며 "가장 어려웠던 해양사업부문 공사가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범위에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년에 9개 해양프로젝트를 인도할 예정이며 모두 순조롭게 저희가 예상한 공정순서로 제작돼 가고 있다"며 "해양부문에서는 예견된 손실 외에 추가 손실이나 불확실성은 거의 제거됐다"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능력도 역량도 없는 대우조선에 지원하는 게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이야기가 가장 뼈아팠는데 30년 이상 대우조선과 같이한 입장에서 보면 대우조선은 '밑빠진 독'이 아니라 '방수처리가 잘된 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잠시 경영적인 판단의 실수로 대규모 손실을 냈지만 올해와 내년에 결과로서 대우조선이 국민이 걱정하는 역량 없는 회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연간 영업이익의 내부 목표치로는 5천억원 이상을 제시했다.

김열중 재경본부장은 "열심히 일해서 국민의 돈을 다 갚겠다"고 했다.

또한 정 사장은 2009∼2010년 매출 11조∼12조원 규모를 유지하면서 인력은 협력사 포함 3만명 수준일 때 생산성이 90%에 달해 최상의 회사 운영이 이뤄졌다면서 앞으로 매출과 인력 규모를 여기에 맞춰가겠다고 밝혔다.

2014년 기준으로는 매출 16조원, 인원 5만명이었다.

현재 인력은 4만2천명까지 줄었다.

그는 "회사의 가장 적정수준인 12조원 매출에 3만명의 인력 규모를 유지한다면 가장 능률을 올릴 최적의 규모로 상당한 흑자실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동으로 주는 인력이 있으므로 우리 스스로 과도한 구조조정을 안해도 우리가 원하는 3만명의 최적인력을 만들 수 있다"며 "올해 9개 해양프로젝트의 적기 인도가 역점이라 과감하게 내부 구조조정을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 사장은 회사가 이익을 가장 극대화할 수 있는 매출 규모가 선박 6조, 해양 4조, 특수선 1∼2조원이라고 제시했다.

올해 수주 목표는 선박 60억달러, 해양 40억달러, 특수선 8억달러 등 총 108억달러라고 밝히면서 "선박은 하반기에 60억달러에 근접할 것 같고, 해양은 사실 자신이 없어서 도전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날 대우조선의 이란 선박 수주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 사장은 "최근 이란에 출장 가서 선주사를 만났는데 이란 내 분위기는 희망적"이라고 전하면서 "대형 선사들로부터 상당히 많은 발주물량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우조선은 이란쪽에 상당히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며 "이란의 대형 선사들도 대우조선이 자국 조선산업 발전을 위한 협력 측면에서 가장 신뢰할만한 파트너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종을 덮친 위기는 LNG선과 방산 분야에서의 '최고의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을 무기로 삼아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임원 워크숍에서 궁극적 목표로 이 두 가지를 잡았다"며 "중국의 위협과 일본의 재도전으로부터 우리가 살아남을 방향"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쉽야드 4.0' 운동을 실시해 배 만드는 방법을 바꾸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선과 ICT의 융합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각 생산조직을 연결해 최상의 생산성을 확보하는 새로운 조선소 생산시스템을 구축, 경쟁사와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대우조선은 올해 신입사원을 이공계 출신 위주로 20∼30명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작년말 기준으로 일부 자본잠식이 발생한 데 대해 "상장 유지에는 문제없다"며 "대주주와 자본확충 문제를 빨리 추진하려고 협의를 진행 중이며 그런 게 다 이뤄지면 금년 내 부채비율 500% 이내로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가 유상증자 계획에 대해 그는 "부채비율 개선을 위해 빨리하길 희망한다"며 "계획상 5천900억원의 유상증자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