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식 지난달과 큰 차이 없어…경제, 불확실성 속 긍정적 신호도"
하성근 금통위원 이번에도 0.25% 인하 소수의견 제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10일 연 1.50% 수준에서 9개월째 동결됐다.

금통위원회에서는 0.25% 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나왔지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현재 금리는 충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현재 수준이 실물경제를 제약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지금처럼 대외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금리 인하의 효과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채널의 작동이 제약을 받을 수 있다"며 "국제금융시장이 불안정성을 보이는 상황에서 환율경로, 자산경로를 통한 기준금리의 인하 효과는 상당히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금융시장에서 나오는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강하게 드러낸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경기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은 지난달과 큰 차이가 없다"며 "우리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많은 불확실성에 둘러싸여 있지만 긍정적 신호도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의 하방리스크로 수출 부진의 지속과 경제 심리의 약화를 거론했다.

그러나 큰 폭의 국제유가 반등과 미국 경제 지표의 호전은 긍정적 신호로 보인다며 "그렇게 되면 수출 여건,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제 부진 흐름이 1월보다 2월에 약화됐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에 대해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점,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앞으로 상황 변화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의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이유를 글로벌 수요의 부진으로 꼽고 "수출이 명목금액으로 많이 감소했지만 세계 전체의 교역 규모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라갔다.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총재는 유럽과 일본에서 시행 중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관련해선 "마이너스 금리 도입의 효과는 조금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가계 부채 문제에 대해선 "가계 부채는 분명히 높은 수준까지 올랐고 가계 부채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저희의 변함없는 시각"이라며 가계 부채를 계속 중요한 과제로 보고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정책에서 성장과 금융안정을 균형있게 고려하고 있다며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안정 기조가 유지되도록 하고 금융안정에 유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총재는 하성근 금통위원이 2월에 이어 이번 달에도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추가로 나오지 않아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당분간 크게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