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탕산(唐山)시에서 열릴 국제화훼박람회가 최근 철광석 가격의 유례없는 폭등을 초래한 핵심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탕산시가 최다 1천만명의 관람객이 찾을 화훼박람회 기간 중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현지의 제철소들에 일시적 가동 중단을 명령하고 대회 개막전까지 생산량을 늘릴 것을 권고하자 철광석을 매수하려는 수요가 대거 몰렸다는 것이다.

화훼박람회는 4월 말에 개막, 10월까지 열릴 예정이다.

탕산시 고위 당국자는 이번 조치로 9월 말까지 현지 제철소들의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탕산시 제철소들은 대회 개막까지 남은 수 주일 동안 올해 생산량의 절반을 채워야 하는 형편이다.

이들의 갑작스러운 수요 때문에 철광석 가격은 지난 7일 하루 20% 가깝게 폭등했다.

이는 하루 상승폭으로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철광석 가격은 공급 과잉과 중국의 수요 부진 때문에 지난 몇 달 동안 침체했고 앞으로도 당분간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올해 들어 46%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저점보다는 70%나 오른 것이다.

탕산시 제철소의 수요가 철광석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이 지역에 풍부한 석탄과 철광석이 매장돼 있는 덕분에 철강 생산량이 중국 전체 생산량의 10분의 1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탕산시의 생산량은 제철소들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경우, 세계 4위의 철강 생산국인 미국과 맞먹을 정도다.

이처럼 비중이 높은 만큼 중국 철강업계의 과잉설비가 탕산시에는 큰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다수의 제철소가 가동을 쉬는 상태고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임금 체불에 항의해 종종 시위를 벌이곤 한다.

FT는 그러나 최근의 철광석 가격 상승세는 단명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장기 철강 수요가 부진하다는 사실에 변함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원자재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골드만삭스는 여전히 비관적인 전망을 유지하면서 최근의 랠리는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