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한국엔  퍼스트 펭귄이 없다…실패 용인하는 분위기 조성해야"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사진)은 8일 “한국 사회에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현상이 만연해 있다”며 “실패를 용인하고 사회적 자산으로 활용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사회에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용감하게 도전하는 선구자인 ‘퍼스트 펭귄’이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퍼스트 펭귄은 천적 때문에 망설이는 무리를 이끌고 가장 먼저 바다에 뛰어드는 펭귄을 말한다.

이 부회장은 한국의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중 1990년 이후 창립된 기업이 6개에 불과한 것은 리스크를 지지 않으려는 풍조가 가져온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1990년 이후 페이스북 구글 이베이 아마존 등 간판 기업이 많이 등장한 것과 대비된다는 것이다. 또 한국의 금융회사는 위험 부담이 있는 기업금융보다 담보대출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가계금융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중은행 최고경영자(CEO)의 70%가량이 기업금융보다 가계금융 경력이 많다고 소개했다.

이 부회장은 또 과거에 비해 요즘 청소년들이 교사, 공무원 등 보다 안정적 직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2012년 중·고교생의 희망직업 순위를 조사한 결과 초등 교사가 1위였고 다음은 의사, 공무원, 중·고교 교사, 요리사 등의 순이였다.

이 부회장은 대안으로 “관광이나 의료, 콘텐츠 등 수요는 많지만 공급이 부족한 산업에 대한 도전을 유도해 실패 확률을 낮추자”고 제안했다. 이어 “한 번 실패가 영원한 실패는 아니다는 인식을 하도록 실패에 대해 관용을 가지는 사회를 만들어가자”고 덧붙였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