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독립운영 체제 갖추는 제네시스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독립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 첫 단계로 현대차 미국 서부관리 책임자였던 어빈 라파엘 이사(사진)를 제네시스 브랜드 총괄책임자로 임명했다.

라파엘 이사는 브랜드 책임자로선 독특한 이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 브랜드 책임자로 보통 마케팅이나 판매 담당자가 발탁되지만 라파엘 이사는 공장에서 생산·품질 관리를 담당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그는 오하이오주 환경청(EPA)에서 환경부문 기술자로 경력을 시작했고 도요타자동차와 크라이슬러에서 생산과 품질을 담당했다. 2010년 현대차 미국법인으로 옮겨서도 2014년까지 품질 책임자로 일했다. 이후 최근까지 서부지역을 관리했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제네시스 총괄로 마케팅이 아닌 품질·생산 전문가를 임명한 것에 대해 “제네시스와 같은 후발주자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려면 소비자가 제기하는 문제를 즉각적으로 해결하는 품질 엔지니어의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라파엘 이사는 현대차에서 근무하면서 현대차의 품질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공식 출범한 제네시스 브랜드는 국내에선 전략·마케팅·디자인 등에서 별도 조직을 구축했으며 장기적으로 판매와 애프터서비스(AS) 등도 분리해 독자 회사처럼 운영된다. 미국에서도 라파엘 이사의 브랜드 총괄 책임자 임명을 계기로 독립 운영체제가 갖춰질 예정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