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항이라 정비 어려워…교체엔진 수송방안 등 고심

인천에서 사이판으로 향하다 엔진결함으로 일본 이오지마(硫黃島)로 회항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나흘째 날지 못하고 있다.

회항한 공항이 군공항이라 민항기를 정비할 부품이나 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7일 국토교통부와 제주항공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0시12분 인천을 출발한 사이판행 여객기 7C3402편의 엔진에서 떨림현상이 발견돼 가장 가까운 이오지마공항에 오후 2시10분(이하 현지시간) 착륙했다.

이오지마는 오가사와라(小笠原) 제도 중앙에 있는 화산섬으로 태평양전쟁 말기의 대표적인 격전지였다.

제주항공은 같은날 저녁 대체기를 보내 승객 120여명을 5일 0시 35분 사이판에 내려주고 사이판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승객 150여명도 수송했다.

하지만 고장이 난 여객기는 지금껏 이오지마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엔진 1개에서 떨림현상이 발견됐기에 나머지 1개 엔진만으로는 이륙할 수 없다.

제주항공은 화물기를 빌려 교체할 엔진과 정비사를 이오지마로 보내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은 B737-800 여객기만 22대 보유하고 있다.

화물기를 섭외하는 자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오지마 공항은 군공항이라 민항기에 급유도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군용기와 민간여객기는 엔진이 다르고 이에 따라 사용하는 연료와 장비도 다르다.

다행히 고장난 여객기의 기름이 절반 정도 남아있어 엔진을 교체하고 나서 일본 본토에 들러 기름을 채우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방법이 가능하다.

국토부는 해당 여객기가 돌아오면 항공안전감독관을 투입해 엔진의 떨림현상이 발생한 이유 등을 조사한다.

한편 전체 22대의 여객기 중 1대가 이오지마에 묶이면서 제주항공의 국제선 운항이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국제선 운항이 5일 7편, 6일 4편이 1시간∼3시간씩 지연된데 이어 이날도 일본 오사카·후쿠오카·나고야·오키나와 왕복편과 괌 편도 1편까지 총 9편이 지연 운항한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