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바닥론 확산…WTI 35달러 회복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가 지난주 가파르게 반등해 두 달 만에 배럴당 35달러를 회복했다. 공급과잉 해소 기대에 원유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다만 셰일 원유가 추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지난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WTI는 3.91% 오른 배럴당 35.92달러에 마감했다. 1주일 새 9.6% 올랐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미국 원유 재고량이 전주보다 1040만배럴 늘었다고 발표하면서 장 초반에 WTI는 1% 넘게 떨어졌다. 시장 전망치인 ‘300만배럴 증가’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원유 시추공이 전주보다 8개 감소해 2009년 이후 최저인 392개로 집계됐다는 소식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칼 래리 프로스트앤드설리번 이사는 “미국의 원유 생산은 계속 줄고 있다”며 “유가는 40달러대를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유국의 생산량 동결 기대에 헤지펀드 등이 공매도 청산에 나서고 있는 것도 반등 요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15개 산유국은 오는 20일께 회동한다. 지난달 16일 사우디와 러시아, 베네수엘라, 카타르 등 4개국이 합의한 생산량 동결에 다른 산유국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국제 유가가 바닥을 쳤다는 판단에 헤지펀드들이 유가 회복에 큰 베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셰일업계의 대응이 관건이다. 조너선 화이트헤드 소시에테제네랄 원자재부문장은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미국 셰일업체들이 생산량을 빠르게 늘릴 것”이라며 “이 경우 반등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