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도 글로벌 은행과 100억 달러 대출 논의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면서 재정난에 직면한 산유국들이 잇달아 금융기관에 손을 벌리고 있다.

러시아 국영 가스업체 가스프롬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중국은행 영국 런던지사에서 5년 만기로 20억 유로(약 2조6천억원)를 대출받는다고 밝혔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해외 금융기관에서 거액을 빚지게 된 셈이다.

대출금은 '시베리아의 힘'이라고 불리는 중국 동북지역 가스관 사업과 발트 해를 지나는 '노르트 스트림2'가스관 사업, 터키 가스관 사업 등에 쓰일 전망이다.

가스프롬은 "(이번 대출은) 우리가 단일 금융기관에서 직접 빌린 금액 가운데 최대 규모의 거래"라고 설명했다.

이는 가스프롬은 물론 러시아 기업이 중국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대출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FT는 설명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저유가의 여파로 글로벌 은행을 상대로 100억 달러를 대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대출상담을 위해 글로벌 은행 여러 곳에 대출가능 조건을 문의했으며 대출금은 100억 달러 또는 그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가 이처럼 거액을 해외에서 빌리는 것은 약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현재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배럴당 34달러 선에 거래돼 2014년 정점 대비 70%가량 폭락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