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매각 등 개혁안 발표…지난해 큰 폭 적자 기록

자원 가격 하락 등으로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두 공사는 4일 조직·인력 감축, 자산 매각, 고위 간부 일괄 사직서 제출 등이 포함된 경영정상화안을 나란히 발표했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창사 이래 가장 큰 39억7천700만달러(약 4조8천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광물공사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액도 2조636억원이나 되는 등 두 곳 모두 최근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

두 공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 자원개발에 뛰어들었다가 큰 손실을 봤고 관련 비리로 인해 경영진이 검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 석유공사…본사 사옥도 매각한다 = 석유공사는 우선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과 인력을 축소한다.

부서 조직의 23%를 없애고 인력의 30%를 줄일 방침이다.

6개 본부를 4개 본부로 줄이고 미국 등 5개 해외 사무소를 폐쇄하기로 했다.

현재 43개 부서는 33개로 축소한다.

인력은 단계적 구조조정을 통해 2020년까지 현재 4천194명의 30%인 1천258명을 줄인다.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임직원 총 연봉(기본 연봉 및 초과근무수당 등)의 10%를 반납하기로 했다.

이렇게 절감되는 비용은 약 102억원이다.

해외근무 수당과 특수지 근무수당도 30% 줄여 26억원을 절감한다.

전 임원과 처·실장 등은 이달 중으로 시행할 조직개편을 앞두고 일괄 사직서를 제출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울산 혁신도시의 본사 사옥 매각도 추진한다.

사옥 가치는 2천억원으로 추산된다.

공사는 또 운영비용 등을 10% 줄이고 당장 필요하지 않은 사업비도 감축하기로 했다.

공사는 "비핵심자산 매각과 지속적인 투자 유치 등을 통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자산별 우선순위를 정해 자산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2018년까지 4천억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사는 지난해 유가하락에 따라 판매단가가 떨어지면서 개발 부문 매출이 16억6천700만달러 감소했다.

이 때문에 3억9천300만달러의 영업 손실이 생겼다.

또 개발사업부문에서는 자산손실 32억3천900만달러가 발생했다.

환율변동으로 인한 손실액은 4억3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공사는 지난해부터 다양한 자구 노력을 벌여왔다고 밝혔다.

해외자회사 인력을 20% 줄였고 위험도가 높은 탐사사업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

◇ 광물공사도 전방위 구조조정 = 광물공사는 올해 명예·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감축을 추진하는 등 2020년까지 정원 대비 20%(118명)의 인력을 감축한다.

전 임직원이 연봉의 10~30%를 반납하며 본부장 전원은 경영성과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일괄 사직서를 제출했다.

지난 1월 조직의 17%를 줄인 광물공사는 내년까지 통폐합 등을 통해 조직규모를 총 22%까지 축소할 계획이다.

해외사무소는 기존 11개 가운데 8개를 폐쇄한다.

직원의 국내외 장기교육을 전면 중단하는 등 12개 복지 항목도 축소하기로 했다.

관용차, 콘도회원권 같은 비사업용 자산을 매각하는 등 긴축경영을 통해 223억원을 절감할 예정이다.

2년 연속 최하위 평가를 받은 직원을 강제 퇴출하는 '2진 아웃제'를 올해 내에 도입해 조직의 긴장도를 높이고, 성과연봉제의 차등폭도 확대해 생산성 향상을 꾀할 계획이다.

해외 비핵심사업은 조기에 매각하거나 철수하고, 핵심 사업은 지분 일부를 매각해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광물공사는 지난해 동과 니켈 등 주요 광물의 가격이 내려가면서 투자 지분가치가 하락해 총 2조6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공사는 "장기 광물가격 전망치가 하락해 회계상 평가 손실이 컸다"며 "광물가격이 오르거나 투자한 프로젝트의 가치가 상승하면 손실이 메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