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과 서비스, 자본유출입 등 전통적 의미에서의 세계 교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감소하는 추세지만, 전세계 각국 간에 디지털 정보 유출입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지적했다.

세계 6위의 수출대국인 한국은 전세계 194개국과 비교했을 때 전통적 의미의 교역을 상징하는 상품과 서비스 유출입은 상위권이었지만, 데이터 유출입 부문에서는 순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글로벌 금융위기후 전통적 세계교역 급감…디지털 정보 유출입은 20배로

맥킨지는 4일 '디지털 세계화: 글로벌 흐름의 새로운 시대'라는 보고서에서 전세계 각국의 상품과 서비스, 자본 교역액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 53%에서 2014년 39%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반면에, 전세계 각국간 디지털 정보 유출입은 올해 말 1초당 290테라바이트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말 개인과 기업이 국경을 넘어 주고받는 데이터량은 2008년에 비해 20배에 달하게 된다.

디지털 정보 유출입은 상거래, 정보, 검색, 비디오, 소통, 기업간 트래픽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뤄진다.

상품과 서비스, 자본의 교역이 20세기 글로벌 경제의 상징이었다면, 21세기 글로벌 경제는 데이터와 정보의 유출입으로 정의된다는 게 맥킨지의 설명이다.

계량경제학에 기반한 이 회사의 추정에 따르면 전세계 상품·서비스·자본 교역과 데이터, 인력 유출입 등은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을 지난 10년간 10% 끌어올렸다.

이로 인한 글로벌 GDP 증가분은 2014년에만 7조8천억달러(약 9천480조원)에 달했다.

이중 데이터 유출입이 기여한 부분은 2조8천억달러(3천400조원)로, 상품교역 기여분 2조7천억달러를 넘어섰다.

맥킨지는 디지털 정보 유출입 급증으로 상징되는 디지털 세계화는 단순히 스마트폰이나 앱, 스트리밍 서비스, 페이스북이나 캔디크러시 등을 넘어서 제너럴일렉트릭 같은 메이저 기업이 3D 프린터로 제트엔진의 연료 노즐을 만드는 데까지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韓 상품교역 상위권·디지털 정보유출입은 하위권

맥킨지가 디지털 세계화와 관련 ,전세계 194개국의 상품, 서비스, 자본, 사람, 데이터 유출입을 기반으로 산출한 연결지수를 보면, 한국은 전체 16위에 올랐다.

1위는 싱가포르로, 상품, 서비스는 물론 자본, 데이터 흐름까지 모두 상위권이었다.

싱가포르의 국내총생산 대비 상품, 서비스, 자본 유출입 총액은 452%에 달했다.

2위는 네덜란드, 3위는 미국, 4위는 독일, 5위는 아일랜드가 각각 차지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 중국은 7위에 올랐지만, 일본은 24위를 기록했다.

일본의 순위가 낮은 것은 유학생이나 이민자 등 인적 유출입이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인적유출입 부문 순위는 무려 81위다.

한국도 작년 세계 6위 수출대국에 올라선 데 비하면 전체 순위가 높지 않다.

이는 상품과 서비스 교역부문은 각각 8위와 12위로 선방했지만, 외국인직접투자 등 자본유출입은 28위, 인력 유출입은 50위, 데이터 유출입은 44위로 순위가 낮기 때문이다.

맥킨지는 보고서에서 "좁은 시야의 수출전략으로는 세계화의 진정한 가치를 놓칠 수 있다"라면서 "이 가치는 정보와 아이디어, 혁신을 전세계에 확산시키는 디지털 정보의 유출입"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