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모든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완전히 물러나면서 CJ그룹의 경영 체제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회장은 모든 등기이사직을 사퇴하지만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다만 이 회장의 건강과 재판 상황 등을 고려할 때 CJ그룹은 계열사별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열린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 이사회는 임기가 만료된 이재현 회장 대신 신현재 CJ주식회사 경영총괄 부사장, 허민회 CJ제일제당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각각 사내 이사로 선임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차례로 사퇴해왔고, 마지막으로 남은 두 곳이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이었다.

건강상태를 고려할 때 이 회장이 업무를 계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등기이사로 재선임하지 않았다고 CJ그룹은 설명했다.

그렇지만 그룹 내에서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이 가지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이번 사퇴는 다른 계열사 등기이사직과는 의미가 다르다.

CJ주식회사는 모든 계열사를 지배하는 그룹의 지주회사이며, CJ제일제당은 그룹의 모태이자 핵심 계열사이다.

이 회장은 1994년 2월 CJ제일제당 등기이사로 등재됐으며, 1998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이번에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 등기이사에서 물러남으로써 그는 20여년간 유지해온 등기이사직을 모두 내려놓은 셈이다.

이 때문에 재계는 CJ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이 경영수업 중인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다.

이 회장의 딸 이경후(31) 씨는 올해 초부터 CJ그룹 미주법인에서 일하고 있으며, 아들 이선호 씨는 CJ제일제당 대리로 근무 중이다.

지금처럼 손경식 회장과 이채욱 부회장이 참여하는 경영위원회에서 큰 결정을 내리고 각 계열사는 전문경영인들의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현재 경영권 승계 등을 거론할 상황이 아니며 당장은 재상고한 재판에 집중하고 있다"며 "각 계열사 전문경영인들의 책임경영을 강화해 총수 공백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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